질병탐구

[28-1부] 통증-섬유근육통 | 원인 모를 전신 통증, 뇌의 '중추 감작'과 미토콘드리아

작성자
biolove2
작성일
2025-10-07 00:08
조회
92

1. 도입 (Introduction) - 이 질병을 왜 주목해야 하는가?

"온몸이 쑤시고 아픈데, MRI를 찍고 피검사를 해도 아무런 이상이 없대요."
"잠을 자도 잔 것 같지 않고, 아침이면 몸이 돌처럼 굳어있어요."

"머리는 안개 낀 것처럼 멍하고, 도무지 집중을 할 수가 없어요."

이유 없이 온몸의 근육과 관절, 인대가 쑤시고 아픈 만성 전신 통증. 극심한 피로감과 수면 장애, 그리고 '브레인 포그'라 불리는 인지 기능 저하를 동반하는 병. 바로 **'섬유근육통(Fibromyalgia)'**이다.

섬유근육통의 가장 큰 비극은, 환자가 겪는 고통은 실재하지만, 객관적인 검사로는 그 원인을 찾을 수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꾀병'이라는 오해를 받거나, 정신과적인 문제로 치부되며, 진단조차 받지 못한 채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의료 난민'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통증은 '뇌'가 느끼는 감각이다.
최신 뇌과학과 기능의학 연구들은, 섬유근육통이 근육이나 관절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뇌와 척수의 **'통증 조절 시스템'**이 고장 나, 통증에 비정상적으로 '과민'해진 **'중추신경계의 질환'**임을 밝혀내고 있다.

오늘은 이 원인 모를 통증의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우리 뇌의 '통증 볼륨'이 최대로 올라가버린 현상, **'중추 감작(Central Sensitization)'**과, 세포의 에너지 공장인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라는 두 명의 유력한 용의자를 통해, 섬유근육통의 뿌리를 탐험해 보겠다.


2. 작동 기전 (Mechanism of Action) - 왜 아픈가?

기전 1: '중추 감작', 통증 볼륨 조절 실패

이것이 섬유근육통을 이해하는 가장 핵심적인 개념이다.


A. 정상적인 통증 시스템: 외부에서 통증 자극(예: 꼬집기)이 오면, 말초 신경이 이 신호를 척수를 통해 뇌로 전달하고, 뇌는 "아프다!"고 인식한다. 동시에, 뇌는 통증을 억제하는 '하행성 통증 조절 시스템'(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등)을 가동하여 통증을 적절한 수준으로 조절한다.


B. '중추 감작(Central Sensitization)'이란?

어떤 이유로든(과거의 외상, 수술, 극심한 스트레스, 만성 감염 등), 뇌와 척수의 신경세포들이 지속적으로 과흥분 상태에 놓이게 된다.

그 결과, 신경계 전체가 통증 신호에 극도로 '민감'해진다.


C. 논리적 설명: 이것은 마치 화재 경보기의 감도(Gain)가 너무 예민하게 설정되어, 담배 연기(가벼운 자극)에도 온 건물에 화재 경보(극심한 통증)를 울려버리는 것과 같다.

①이질통(Allodynia): 남들은 아프지 않다고 느끼는 가벼운 접촉(옷깃 스치기 등)에도 통증을 느낀다.

②통각과민(Hyperalgesia): 약한 통증 자극에 대해 비정상적으로 극심한 통증을 느낀다.


기전 2: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 에너지 위기

섬유근육통 환자들이 왜 그토록 극심한 '피로감'과 '근육통'을 호소할까?

A. 작동 방식: 최근 연구들은 섬유근육통 환자들의 근육 세포와 뇌세포에서, 에너지 공장인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되어 있음을 발견했다.

B. 논리적 설명:

①에너지 고갈: 미토콘드리아가 에너지를 제대로 만들지 못하니, 근육은 항상 방전 상태에 놓여 극심한 피로와 통증을 유발한다. 뇌 역시 에너지가 부족해져 '브레인 포그' 현상이 나타난다.

②산화 스트레스 증가: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는 에너지는 적게 만들면서, 오히려 세포를 손상시키는 '활성산소'는 대량으로 뿜어낸다. 이 산화 스트레스는 다시 '중추 감작'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만든다.


결론적으로, 섬유근육통은 '마음의 병'이나 '꾀병'이 아니다. 그것은 **'과민해진 신경계(중추 감작)'**와 **'고장 난 에너지 공장(미토콘드리아)'**이 빚어낸, 명백한 **'신경-대사 질환'**이다.


3. 통합적 관리 전략: '뇌'를 달래고 '세포'에 연료를 주어라

진통제만으로는 이 복잡한 통증의 고리를 끊을 수 없다.

A . '중추 감작'을 안정시켜라:

①스트레스 관리: [16-2부]의 원칙. 명상, 심호흡, 요가, 인지행동치료(CBT)는 과흥분된 신경계를 진정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②수면의 질 개선: 깊은 잠은 뇌가 통증 신호를 재조정하고, 신경계를 회복시키는 필수적인 시간이다.


B.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지원하라[만성 피로] 편에서 본 전략.

①핵심 영양소: 마그네슘, 코엔자임 Q10, L-카르니틴, 알파리포산, 비타민 B군은 미토콘드리아가 에너지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연료'와 '윤활유'다.

②식단: '항염증 식단'과 '저탄수화물 식단'은 미토콘드리아의 부담을 줄이고,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C. '장 건강'을 회복하라:

많은 섬유근육통 환자들이 '과민성 대장 증후군(IBS)'을 동반한다. [21-2부]에서 본 것처럼, '장 누수'와 '장-뇌 축'의 문제는, 전신 염증과 신경 염증을 유발하여 중추 감작을 악화시키는 숨은 주범일 수 있다.

이 통합적인 접근을 통해, 원인 모를 통증의 감옥에 갇혀있던 환자들은, 비로소 자신의 몸과 뇌의 통제권을 되찾고, 통증과의 긴 싸움에서 승리할 희망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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