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외교.역사

동대문역사박물관은 오세훈 시장이 정치적 의도 및 전시행정 논란으로 태어났다.

정치
작성자
biolove2
작성일
2025-11-19 23:52
조회
74

동대문역사박물관은 겉보기에는 동대문운동장 철거 과정에서 발굴된 유적을 보존하기 위해 건립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설립 과정을 비판적으로 들여다보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강력한 정치적 의도'디자인 서울'이라는 거대 담론을 위한 전시행정의 산물이라는 해석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이는 단순한 문화 시설 건립이 아닌, 역사와 개발, 정치적 야심이 복잡하게 얽힌 서울시 행정의 한 단면을 보여줍니다.


1.  '디자인 서울'의 상징을 위한 정치적 기획: 오세훈 시장의 의도

동대문역사박물관을 포함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및 역사문화공원 조성 사업은 오세훈 시장의 핵심 시정 철학인 '디자인 서울' 프로젝트의 가장 눈에 띄는 상징이었습니다.

  • 세계적 랜드마크 조성 욕구: DDP는 자하 하디드라는 세계적인 건축가의 파격적인 설계를 채택하여 서울을 **'세계 디자인 수도'**로 단숨에 끌어올리려는 정치적 목표를 가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약 5천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었습니다.
  • 속도전과 임기 내 성과: '임기 내 완공'을 목표로 사업이 졸속으로 추진된 정황은 이 사업이 시민의 필요성보다는 시장 개인의 치적(治績)을 위한 정치적 쇼케이스 성격이 강했음을 시사합니다. 박물관이 **'역사'**를 다루지만, 그 탄생 배경은 철저히 **'정치'**에 있었습니다.

2. 역사 보존의 역설: 개발 논리에 종속된 박물관

동대문역사박물관 건립의 직접적인 계기는 동대문운동장 철거 과정에서 한양도성 성벽, 이간수문 등의 조선시대 주요 유적이 예상치 못하게 대거 발굴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발굴'이야말로 애초에 역사를 무시하고 개발을 강행한 행정의 부메랑이었습니다.

  • 근대 유산의 의도적 파괴: 일제강점기에 세워져 80년 넘게 시민의 공간이었던 동대문운동장이라는 근대 문화유산을 시민단체와 문화계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 철거한 것이 논란의 시작입니다. **** 박물관이 조선의 역사를 다루기 위해 근대의 역사를 희생시킨 모순을 안고 있는 셈입니다.
  • 유물의 보존 방식 논란: 대규모 유적 발굴로 인해 사업을 '역사문화공원'으로 전향적으로 변경하고 박물관을 조성했지만, 발굴된 일부 유구들이 원래 위치에서 옮겨져 보존되는 '이식(移植) 보존' 방식이 채택되었습니다. 이는 **'현장 보존'**이라는 역사 보존의 기본 원칙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았으며, 결국 DDP라는 거대 건축물을 위한 공간 확보에 유적이 종속되었다는 의구심을 남겼습니다.
  • '면피용' 박물관: 동대문역사박물관은 발굴 유적의 가치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순기능이 있지만, 역사성 훼손 논란을 잠재우고 개발 사업의 명분을 얻기 위한 '면피성' 또는 '땜질식' 행정의 결과물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이는 개발과 건설이라는 거대 담론에 역사와 문화가 도구적으로 활용된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3. 전시행정의 그림자: 시민 합의와 생존권의 희생

DDP-역사문화공원 사업은 단순히 역사 유적 논란뿐만 아니라, 시민과의 소통 부족서민 생존권 침해라는 전시행정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냈습니다.

  • 소통 없는 일방통행: 대규모 공공 개발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시민 의견 수렴 과정이 극히 미흡했다는 지적은, 이 사업이 시장의 하향식(Top-down) 의사 결정으로 추진되었음을 방증합니다. 시민의 세금과 공간을 사용하면서도, 정작 시민의 합의는 뒷전이었습니다.
  • 서민 생계 터전 상실: 동대문운동장 주변에서 오랜 기간 생계를 유지해온 풍물시장 노점상 약 900여 명이 졸지에 생계 터전을 잃었습니다. 서울시는 이들의 영업을 불법이라며 대체 부지 마련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개발 이익은 독점하고 고통은 서민에게 전가'**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결론: '디자인' 뒤에 숨겨진 '역사'의 목소리

동대문역사박물관은 발굴된 유물을 통해 조선의 역사를 되살린 공간이라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오세훈 시장의 '디자인 서울'이라는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근대 유산을 파괴하고 역사 보존의 원칙을 타협한 전시행정의 상징물이라는 비판적 시각을 동시에 받아야 합니다.

박물관이 건립 과정의 논란과 비판을 함께 전시하지 않는 한, 이곳은 '디자인'이라는 정치적 미명 아래 역사와 시민의 목소리가 얼마나 쉽게 묻힐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씁쓸한 교훈으로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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