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탐구

[25-1부] 녹내장 | 소리 없는 시력 도둑, '안압' 너머의 진짜 원인을 찾아서

작성자
biolove2
작성일
2025-10-06 01:08
조회
105

1. 도입 (Introduction) - 이 질병을 왜 주목해야 하는가?

백내장, 당뇨병성 망막병증과 함께 3대 실명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질환. 하지만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어, 시야가 좁아지고 있음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시신경이 상당 부분 손상된 후인, 무서운 '소리 없는 시력 도둑', '녹내장(Glaucoma)'.

병원에 가면, 의사는 '안압(Intraocular Pressure, IOP)'을 측정하고, 안압을 낮추는 안약을 처방하며, "한번 손상된 시신경은 되돌릴 수 없으니, 평생 관리해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높은 안압'이 시신경을 압박하여 손상시킨다.
이것이 바로 녹내장을 설명하는 전통적인 모델이다. 그리고 안압을 낮추는 것은, 현재까지 녹내장의 진행을 늦추는 유일하게 입증된 치료법이다.

하지만, 만약 이것이 이야기의 전부가 아니라면?
안압이 정상 범위인데도 녹내장이 진행되는 '정상 안압 녹내장' 환자가, 한국과 일본에서 압도적으로 많은(70~80% 이상) 이유는 무엇일까?

오늘 우리는 '안압'이라는 하나의 용의자를 넘어, 녹내장이라는 비극의 배후에 숨어있는 또 다른 강력한 공범들, 즉 **'시신경으로 가는 혈액순환 장애'**와 '산화 스트레스', 그리고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의 역할을 탐험할 것이다.

녹내장과의 싸움은 단순히 눈의 압력을 낮추는 싸움이 아니라, 우리 몸의 가장 섬세한 신경 다발인 '시신경' 자체를 얼마나 건강하고 튼튼하게 유지하느냐의 싸움임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2. 작동 기전 (Mechanism of Action) - 왜 시신경이 죽어가는가?

A. 전통적 모델: 높은 '안압'의 물리적 압박

- 작동 방식: 눈 안은 '방수(Aqueous humour)'라는 액체로 채워져 일정한 압력을 유지한다. 이 방수가 생성되는 양과 배출되는 양의 균형이 깨져, 눈 안의 압력(안압)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면, 눈의 가장 뒤쪽, 가장 약한 부분인 '시신경 유두(Optic nerve head)'가 물리적으로 압박을 받아 손상된다.

- 논리적 설명: 이것은 바람을 너무 많이 넣은 축구공이, 공기를 주입하는 밸브 부분을 터뜨리는 것과 같다.

B. 새로운 관점: '정상 안압 녹내장'을 설명하는 단서들

왜 안압이 높지 않은데도 시신경이 죽어갈까? 그것은 시신경 자체가 '약해져' 있기 때문이다.

 

용의자 1: '시신경 혈액순환 장애'

- 작동 방식: 시신경은 우리 몸에서 가장 대사 활동이 활발한 조직 중 하나로, 엄청난 양의 산소와 영양을 필요로 한다. 이 에너지는 아주 미세한 '혈관'들을 통해 공급된다.

- 논리적 설명: [11부]에서 본 것처럼,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그리고 흡연 등은 전신의 미세혈관 순환에 문제를 일으킨다. 시신경으로 가는 혈류가 줄어들면, 시신경은 만성적인 '허혈(Ischemia)'  - 상태, 즉 '산소 부족' 상태에 빠져 서서히 죽어간다. 즉, 정상적인 안압조차 견뎌내지 못하는 '허약한' 시신경이 되는 것이다.

 

용의자 2: '산화 스트레스'와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

- 작동 방식: 시신경 세포, 특히 그 안에 있는 '미토콘드리아'는 엄청난 에너지를 만드는 만큼, 다량의 '활성산소'를 생성한다.

- 논리적 설명: 우리 몸의 항산화 방어 시스템이 약해지면, 이 활성산소들이 시신경 세포와 미토콘드리아를 직접 공격하여 손상시키는 '산화 스트레스'가 발생한다. 에너지 공장이 멈춘 시신경 세포는 결국 사멸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녹내장은 단순히 '높은 안압'이라는 하나의 원인으로 발생하는 질병이 아니다. 그것은 **'안압 상승'**이라는 물리적 스트레스와, **'혈액순환 저하' 및 '산화 스트레스'**라는 생화학적 스트레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시신경이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을 때 발생하는 **'최종 결과물'**이다.


3. 통합적 관리 전략: 안압을 넘어, '시신경'을 지켜라

안압을 낮추는 안약 치료는 절대적으로 중요하며, 반드시 의사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A. 전신적인 '혈관 건강'을 관리하라: [11부]와 [12부]의 원칙을 따른다. 혈당과 혈압을 안정시키고, 만성 염증을 줄이는 것이, 눈의 미세혈관을 지키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이다.

B. '항산화' 방어군을 강화하라:

- 은행잎 추출물 (징코 빌로바): 눈의 미세혈관 혈류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 빌베리 (안토시아닌): [블루베리] 편에서 본 것처럼, 강력한 항산화 작용으로 망막과 시신경을 보호한다.

- 루테인 & 제아잔틴: 황반뿐만 아니라 시신경 보호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 오메가-3, 비타민 C, 비타민 E 등, 전반적인 항산화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한다.

C. '미토콘드리아'에 연료를 공급하라: [영양제-코엔자임 Q10] 편에서 본 것처럼, CoQ10은 시신경 세포의 미토콘드리아 에너지 생성을 돕고, 산화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안압을 관리하는 것은 '언덕 위에서 굴러 내려오는 돌멩이(시신경 손상)'를 막기 위해 울타리를 치는 것과 같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울타리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바위가 굴러 내려오지 않도록, 언덕 전체(우리 몸 전체)를 튼튼하게 관리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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