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 자가면역] | 다발성 경화증(MS), 신경을 공격하는 보이지 않는 적
1. 도입 (Introduction) - 이 질병을 왜 주목해야 하는가?
어느 날 갑자기, 한쪽 눈이 침침해지거나 시야가 두 개로 겹쳐 보인다. 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저리거나 감각이 둔해진다. 극심한 피로감과 함께, 균형을 잡기 어려워 비틀거리기도 한다. 증상은 며칠 또는 몇 주간 지속되다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가, 몇 달 혹은 몇 년 뒤, 전혀 다른 부위에, 다른 형태로 다시 나타난다.
이 예측 불가능하고 변덕스러운 증상들의 반복. 이것이 바로 **'다발성 경화증(Multiple Sclerosis, MS)'**의 특징이다.
'다발성 경화증'이란, 우리 몸의 면역계가 뇌, 척수, 그리고 시신경으로 이루어진 **'중추신경계(Central Nervous System, CNS)'**를 외부의 적으로 오인하여 공격하는, 대표적인 '신경계 자가면역질환'이다.
면역계는 신경세포의 '전선'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전선을 감싸고 있는 절연 피복, 즉 **'수초(Myelin Sheath)'**를 집중적으로 공격한다.
오늘은 이 '수초'라는 절연 피복이 벗겨졌을 때, 우리 신경 시스템에 어떤 끔찍한 '누전' 현상이 발생하는지, 그리고 왜 이 병이 젊은 층, 특히 여성에게서 더 흔하게 나타나는지, 그 미스터리한 발병 기전을 파헤쳐 보겠다.
2. 작동 기전 (Mechanism of Action) - 왜 신경 피복을 공격하는가?
[14부 서론]에서 본 '자가면역의 세 기둥'이 MS에서는 어떻게 작동할까?
A. 유전적 소인: 특정 HLA (인간 백혈구 항원은 사람의 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단백질)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발병 위험이 더 높다.
B. 환경적 방아쇠:
-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 [5-5부 , EBV]에서 만난 이 잠복 바이러스는, MS 발병의 가장 강력하고 유력한 환경적 방아쇠로 지목된다. EBV의 특정 단백질 구조가, 수초를 구성하는 단백질과 매우 유사하여 **'분자 모방'**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 비타민 D 결핍: 햇볕을 적게 쬐는 고위도 지역(북유럽, 북미 등)에서 MS 발병률이 현저히 높다. 비타민 D는 면역계를 조절하는 마스터 호르몬으로, 결핍 시 자가면역 위험이 증가한다.
- 흡연, 비만 등도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C. 장 누수 (Leaky Gut): 최근 연구들은 MS 환자에게서 '장 누수'와 '장내 미생물 불균형(Dysbiosis)'이 공통적으로 발견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있다. 장에서 시작된 염증 신호가, 혈뇌장벽(BBB)을 약화시키고, 뇌 속의 면역세포(미세아교세포)를 활성화시켜, 자가면역 반응의 배경을 만든다.
전투의 과정 (탈수초화, Demyelination):
- 혈뇌장벽 붕괴: 장 누수와 전신 염증으로 인해, 뇌의 방어벽인 '혈뇌장벽'이 뚫린다.
- T세포의 침투: '수초' 단백질을 적으로 인식하도록 잘못 훈련된 T세포가, 뚫린 혈뇌장벽을 통해 뇌와 척수로 침투한다.
- 수초 파괴: 침투한 T세포는 B세포와 미세아교세포를 동원하여, 신경세포의 절연 피복인 '수초'를 공격하고 파괴한다. 이 과정을 **'탈수초화'**라고 부른다.
- '누전'과 증상 발현: 절연 피복이 벗겨진 전선(신경)에서는 전기 신호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옆으로 새어 나간다('누전'). 이 '누전'이 뇌의 어느 부위에서 발생하느냐에 따라, 시력 문제, 감각 이상, 운동 장애 등 천차만별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 '경화'와 재발-완화: 손상된 부위는 흉터 조직처럼 딱딱하게 굳어지는데('경화', Sclerosis), 이것이 여러 군데(Multiple) 생긴다고 하여 '다발성 경화증'이라 불린다. 우리 몸의 복구 시스템이 일시적으로 수초를 재건하면 증상이 완화되었다가, 또 다른 부위에서 공격이 시작되면 재발하는 패턴을 반복한다.
결론적으로, 다발성 경화증은 뇌 자체의 질병이라기보다, '장'에서 시작된 면역계의 혼란이, '뇌'라는 무대에서 발현되는 전신적인 자가면역질환이다.
따라서 MS의 통합적인 관리는, 면역을 억제하는 약물 치료와 함께, 이 모든 비극의 방아쇠가 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장 누수'를 막고, '비타민 D' 수치를 최적화하며, '만성적인 염증'의 불길을 끄는 근본적인 생활 습관의 교정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이제, 우리 몸의 면역계가 일으키는 또 다른 형태의 전쟁, '알레르기'의 세계로 넘어가 보자.
#다발성경화증 #MS #자가면역질환 #신경질환 #탈수초화 #장뇌축 #장누수 #엡스타인바바이러스 #비타민D #면역력 #신경염증
| 번호 | 제목 | 작성자 | 작성일 | 추천 | 조회 |
| 공지사항 |
[총정리] 내 몸을 살리는 '필수 영양소 & 음식' 사전
biolove2
|
2025.09.18
|
추천 0
|
조회 279
|
biolove2 | 2025.09.18 | 0 | 279 |
| 공지사항 |
기능의학, '증상'이 아닌 '사람'을 치료하는 새로운 길
biolove2
|
2025.09.18
|
추천 0
|
조회 259
|
biolove2 | 2025.09.18 | 0 | 259 |
| 공지사항 |
질병탐구 카테고리를 시작하며: 우리는 '숲'을 먼저 이야기합니다
biolove2
|
2025.09.16
|
추천 0
|
조회 257
|
biolove2 | 2025.09.16 | 0 | 257 |
| 298 |
유전적 취약성 심혈관 질환과 조기 심근경색증: 고위험 가족 사례에 대한 심층 유전 역학 및 정밀 의학 분석 보고서
biolove2
|
2025.11.26
|
추천 0
|
조회 72
|
biolove2 | 2025.11.26 | 0 | 72 |
| 297 |
인슐린과 암의 상관관계 상세 설명
biolove2
|
2025.10.12
|
추천 0
|
조회 102
|
biolove2 | 2025.10.12 | 0 | 102 |
| 296 |
[최종장 4부] 관계: 가장 강력한 치유의 힘
biolove2
|
2025.10.07
|
추천 0
|
조회 109
|
biolove2 | 2025.10.07 | 0 | 109 |
| 295 |
[최종장 3부] 운동: 최고의 항염증 명약
biolove2
|
2025.10.07
|
추천 0
|
조회 100
|
biolove2 | 2025.10.07 | 0 | 100 |
| 294 |
[최종장 2부] 스트레스: 보이지 않는 파괴자 길들이기
biolove2
|
2025.10.07
|
추천 0
|
조회 107
|
biolove2 | 2025.10.07 | 0 | 107 |
| 293 |
[최종장 1부] 수면: 모든 회복의 시작
biolove2
|
2025.10.07
|
추천 0
|
조회 106
|
biolove2 | 2025.10.07 | 0 | 106 |
| 292 |
[24-3부] 만성 신부전 | '침묵의 파괴', 신장이 서서히 망가지는 이유와 예방법
biolove2
|
2025.10.07
|
추천 0
|
조회 107
|
biolove2 | 2025.10.07 | 0 | 107 |
| 291 |
[28-3부] 통증-족저근막염 | 아침 첫발의 찌르는 고통, 근본적인 원인과 해결책
biolove2
|
2025.10.07
|
추천 0
|
조회 114
|
biolove2 | 2025.10.07 | 0 | 114 |
| 290 |
[28-2부] 통증-만성 두통 | 편두통과 긴장성 두통, '신경 염증'과 '음식'의 역할
biolove2
|
2025.10.07
|
추천 0
|
조회 97
|
biolove2 | 2025.10.07 | 0 | 97 |
| 289 |
[28-1부] 통증-섬유근육통 | 원인 모를 전신 통증, 뇌의 '중추 감작'과 미토콘드리아
biolove2
|
2025.10.07
|
추천 0
|
조회 92
|
biolove2 | 2025.10.07 | 0 | 92 |
| 288 |
[27-3부] 혈액-혈액암 입문 | 백혈병, 림프종, 다발골수종은 어떻게 다른가
biolove2
|
2025.10.06
|
추천 0
|
조회 99
|
biolove2 | 2025.10.06 | 0 | 99 |
| 287 |
[27-2부] 혈액-항응고제 | 와파린과 아스피린, 피를 맑게 하는 약의 원리와 주의점
biolove2
|
2025.10.06
|
추천 0
|
조회 125
|
biolove2 | 2025.10.06 | 0 | 125 |
| 286 |
[27-1부] 혈액-응고와 혈전 | 멍이 잘 드는 이유부터 D-dimer 수치의 의미까지
biolove2
|
2025.10.06
|
추천 0
|
조회 95
|
biolove2 | 2025.10.06 | 0 | 95 |
| 285 |
[26-3부] 어지럼증 | 세상이 도는 이유, '이석증'과 '메니에르병'의 차이와 대처법
biolove2
|
2025.10.06
|
추천 0
|
조회 96
|
biolove2 | 2025.10.06 | 0 | 96 |
| 284 |
[26-2부] 이명(Tinnitus) | 내 귀에만 들리는 소리의 정체, 뇌의 '과흥분'과 신경의 문제
biolove2
|
2025.10.06
|
추천 0
|
조회 108
|
biolove2 | 2025.10.06 | 0 | 108 |
| 283 |
[26-1부] 난청 | 소리가 멀어지는 이유, 소음성 난청과 노인성 난청의 예방과 관리
biolove2
|
2025.10.06
|
추천 0
|
조회 97
|
biolove2 | 2025.10.06 | 0 | 97 |
| 282 |
1. '눈물샘'과 '마이봄샘', 그들은 다른 역할을 하는 파트너다.
biolove2
|
2025.10.06
|
추천 0
|
조회 102
|
biolove2 | 2025.10.06 | 0 | 102 |
| 281 |
[25-5부] 안구 건조증 | 단순한 건조함이 아닌 '만성 염증'의 문제, '마이봄샘' 기능의 중요성
biolove2
|
2025.10.06
|
추천 0
|
조회 114
|
biolove2 | 2025.10.06 | 0 | 114 |
| 280 |
[25-4부] 노안 | 가까운 것이 흐려지는 이유 | [심화] 노안 교정술(라식/라섹, 렌즈 삽입술)의 득과 실
biolove2
|
2025.10.06
|
추천 0
|
조회 106
|
biolove2 | 2025.10.06 | 0 | 106 |
| 279 |
[25-3부] 황반변성 | '건성'과 '습성', 실명의 주범 '산화 스트레스'와의 전쟁
biolove2
|
2025.10.06
|
추천 0
|
조회 102
|
biolove2 | 2025.10.06 | 0 | 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