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탐구

[혈액 검사-간 수치] | AST, ALT, GGT, 간 손상의 원인을 추리하는 법

작성자
biolove2
작성일
2025-09-29 14:41
조회
122

건강검진 결과표에서 콜레스테롤만큼이나 우리를 긴장하게 만드는 숫자, 바로 **'간 수치'**다. 우리는 흔히 이 수치가 높으면 "술을 많이 마셨나?" 혹은 "피곤해서 그런가?"라고 막연하게 추측하곤 한다.

AST(GOT), ALT(GPT), 그리고 GGT(감마-GTP). 이 알 수 없는 알파벳들은, 우리 몸의 화학 공장이자 해독의 총사령부인 **'간(Liver)'**이 보내는 절박한 **'구조 신호(SOS)'**다.

간은 '침묵의 장기'라 불릴 만큼, 심각하게 손상되기 전까지는 거의 증상을 나타내지 않는다. 따라서 혈액 검사를 통해 이 간 수치의 미세한 변화를 읽어내는 것은, 간 건강의 위험을 조기에 발견하는 가장 중요한 단서가 된다.

오늘은 이 세 가지 대표적인 간 수치가 각각 무엇을 의미하며, 이들의 '수치'와 '비율'을 통해 어떻게 간 손상의 숨겨진 원인(알코올, 지방간, 약물 등)을 명탐정처럼 추리할 수 있는지, 그 실용적인 해석법을 탐험해 보겠다.


1. AST (GOT) & ALT (GPT): 간세포의 '파괴'를 알리는 신호

AST(Aspartate Aminotransferase)와 ALT(Alanine Aminotransferase)는 원래 간세포 안에 존재하며 아미노산 대사를 돕는 효소들이다.

작동 기전: 어떤 원인으로든 '간세포가 파괴되거나 손상되면', 이 효소들이 세포 밖으로 터져 나와 혈액 속으로 흘러들어온다. 따라서, 혈액 속의 AST와 ALT 수치가 높다는 것은, **'현재 당신의 간세포가 죽어가고 있다'**는 직접적인 증거다.

둘의 차이점:

  • ALT (GPT): 거의 '간'에만 특이적으로 존재한다. 따라서 ALT 수치가 높다면, 문제의 원인이 '간' 자체에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 AST (GOT): 간뿐만 아니라, 심장, 근육, 신장 등에도 존재한다. 따라서 AST 수치만 단독으로 높다면, 간이 아닌 다른 부위(예: 격렬한 운동 후의 근육 손상, 심근경색)의 문제일 수도 있다.

2. GGT (감마-GTP): '알코올'과 '산화 스트레스'의 바로미터

GGT(Gamma-Glutamyl Transferase)는 간의 해독 과정, 특히 우리 몸의 마스터 항산화제인 **'글루타치온'**을 재활용하는 데 관여하는 효소다.

  • 작동 기전: 간이 알코올이나 약물, 독소 등을 해독하기 위해 과로하거나, 산화 스트레스에 시달리면, 우리 몸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GGT를 더 많이 만들어낸다.
  • 의미: 따라서 GGT 수치가 높다는 것은, 간세포의 단순 파괴를 넘어, **'간이 현재 심각한 해독 스트레스 및 산화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알코올성 간 손상'**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여, 금주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로 사용된다.

3. 명탐정처럼 추리하기: '비율'과 '패턴'을 읽어라

진짜 전문가는 개별 수치뿐만 아니라, 그 '비율'과 '패턴'을 통해 원인을 추리한다.

단서 1: AST / ALT 비율

  • > 2.0 (AST가 ALT보다 2배 이상 높다): **'알코올성 간질환'**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알코올은 간세포의 미토콘드리아를 직접 손상시키는데, AST는 ALT보다 미토콘드리아에 더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 **~ 1.0 (AST와 ALT가 비슷하거나, ALT가 약간 더 높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바이러스성 간염', '약물성 간 손상'**과 같은 대부분의 비알코올성 간 질환을 시사한다.

단서 2: GGT의 동반 상승

  • AST, ALT 수치는 정상에 가까운데, 'GGT 수치만 단독으로 높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아직 간세포가 파괴되지는 않았지만,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초기 단계이거나, 만성적인 산화 스트레스, 혹은 특정 약물 복용으로 인해 간이 힘겨워하고 있다는 '조기 경보'일 수 있다.

최악의 패턴: AST, ALT, GGT가 모두 높을 때

  • 이는 간이 전방위적으로 공격받고 있다는 의미이며, 특히 '알코올성 간 손상'과 '지방간'이 함께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즉각적인 금주와 함께,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기 위한 식단 관리가 시급하다.

결론적으로, 당신의 간 수치는 당신의 최근 생활 습관을 가장 정직하게 보여주는 '생활 기록부'다.

단순히 수치가 높다고 좌절하지 마라. 이 숫자들의 패턴과 비율을 통해, 당신의 간이 '술' 때문에 힘들어하는지, '탄수화물(지방간)' 때문에 비명을 지르는지, 그 원인을 추리하고, 그에 맞는 현명한 해결책을 찾아 나서는 것이 '내 몸의 CEO'가 갖춰야 할 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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