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 유전 너머의 진실, '갑상선', '철분 부족', '스트레스'가 당신의 머리카락을 훔친다
1. 도입 (Introduction) - 이 질병을 왜 주목해야 하는가?
아침에 머리를 감을 때마다 한 움큼씩 빠져나가는 머리카락. 점점 넓어지는 가르마와 휑해지는 정수리. **'탈모(Hair Loss)'**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자신감과 자존감을 앗아가는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 중 하나다.
우리는 흔히 탈모의 원인을 '유전'과 '남성 호르몬(DHT)' 탓으로 돌리며, 값비싼 샴푸나 두피 클리닉에 의존하거나, 약물 치료(미녹시딜, 피나스테리드)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고 체념하곤 한다.
물론, 유전적 소인, 특히 '안드로겐성 탈모(남성형/여성형 탈모)'가 탈모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만약 당신의 탈모가 유전과 상관없이, 당신 몸속 '영양 상태'와 '호르몬 불균형'이 보내는 또 다른 '경고 신호'라면 어떨까?
갑자기 머리카락이 우수수 빠지는 **'휴지기 탈모'**나, 전체적으로 숱이 줄어드는 **'만성 미만성 탈모'**는, 유전이 아닌 '몸의 문제'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오늘은 "탈모는 유전이라 어쩔 수 없다"는 체념에서 벗어나, 우리가 직접 관리하고 되돌릴 수 있는 탈모의 3대 숨은 원인, 즉 **'갑상선 기능 이상', '철분 부족', 그리고 '만성 스트레스'**가 어떻게 당신의 소중한 머리카락을 훔쳐가는지, 그 내부의 적들을 추적해 보겠다.
2. 작동 기전 (Mechanism of Action) - 왜 머리카락이 빠지는가?
머리카락은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조직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 몸은 영양 결핍이나 극심한 스트레스와 같은 '위기 상황'에 처하면, 생존에 더 중요한 심장이나 뇌와 같은 핵심 장기로 자원을 집중시키기 위해, 가장 먼저 '머리카락 생산 공장(모낭)'으로 가는 보급로를 차단한다.
**'휴지기 탈모(Telogen Effluvium)'**란 바로 이 현상이다. 성장기에 있던 수많은 모발이, 갑작스러운 스트레스 신호로 인해 한꺼번에 '휴지기(Telogen)'로 전환되어, 2~3개월 후에 동시에 우수수 빠져나가는 것이다.
기전 1: '갑상선', 모낭의 대사 속도를 조절하는 지휘관
[10-1부]에서 갑상선 호르몬이 우리 몸의 '신진대사율'을 조절한다고 배웠다. 모낭 세포는 우리 몸에서 가장 빠르게 분열하고 성장하는 세포 중 하나로, 갑상선 호르몬의 명령에 매우 민감하다.
작동 방식 (특히, 갑상선 기능 저하증):
- 갑상선 기능이 저하되면, 모낭 세포의 대사 속도가 급격히 느려진다. 새로운 머리카락을 만드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충분히 생산하지 못하고, 단백질 합성 능력도 떨어진다.
- 그 결과, 모발은 가늘고 푸석해지며, 성장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일찍 휴지기로 전환되어 탈락하게 된다. 원인 모를 탈모가 지속된다면, 가장 먼저 갑상선 기능 검사(TSH, Free T4, Free T3)를 받아보는 것이 현명하다.
기전 2: '철분 부족', 머리카락을 만들 '철근'이 없다
철분은 단순히 혈액(헤모글로빈)을 만드는 데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A. 작동 방식:
- 페리틴(Ferritin)의 역할: '페리틴'은 우리 몸의 '철분 저장 창고'다. 혈액 검사에서 단순히 헤모글로빈 수치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이 '페리틴' 수치를 반드시 확인해야 '숨겨진 철분 부족'을 알 수 있다.
- 모낭 세포의 에너지원: 철분은 세포가 에너지를 만드는 데 필수적이며, 특히 빠르게 분열하는 모낭 세포는 철분 요구량이 매우 높다.
- 생존의 우선순위: 철분이 부족해지면, 우리 몸은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적혈구 생산을 위해, 모낭으로 가야 할 철분을 우선적으로 가져다 쓴다.
B. 논리적 설명: 저장된 철근(페리틴)이 바닥났는데, 당장 건물의 기둥(적혈구)을 세워야 한다면, 덜 중요한 창고(모낭)를 짓는 데 쓸 철근까지 빼내어 오는 것과 같다. 특히, 월경으로 매달 혈액을 손실하는 '가임기 여성'의 탈모에서 철분 부족은 가장 흔하고 중요한 원인이다. (이상적인 페리틴 수치는 최소 40~50 ng/mL 이상)
[시리즈 바로가기] 우리 몸의 에너지와 호르몬 시스템
기전 3: '만성 스트레스', 모낭을 공격하는 직접적인 명령
A. 작동 방식:
- 코르티솔의 공격: [19-8부]에서 본 것처럼, 만성 스트레스로 인한 높은 '코르티솔' 수치는 모낭의 성장 주기를 단축시키고, 모발을 휴지기로 빠르게 전환시킨다.
- 모낭 주변 염증: 스트레스는 모낭 주변에 '신경성 염증'을 유발하여, 모발의 성장을 방해하는 환경을 조성한다.
- 원형 탈모: 극심한 스트레스는 면역계를 교란시켜, T세포가 자신의 모낭을 적으로 오인하여 공격하는 '원형 탈모'라는 자가면역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3. 통합 솔루션: 머리카락이 다시 자라는 '토양'을 만들자
탈모와의 싸움은, 빠지는 머리카락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카락이 자라나는 '두피와 몸'이라는 토양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1. 핵심 영양소를 채워라: 갑상선과 철분 수치를 반드시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보충하라. 이외에도 아연, 비오틴(비타민 B7), 그리고 단백질은 모발 케라틴의 핵심 구성 성분이다.
2. 혈당 롤러코스터를 멈춰라: 인슐린 저항성은 만성 염증을 유발하고 호르몬을 교란시켜 탈모를 악화시키는 숨은 주범이다. 설탕과 정제 탄수화물을 줄여라.
3. 스트레스의 배출구를 찾아라: 당신의 HPA 축을 안정시키는 것이, 당신의 모낭을 지키는 길이다.
결론적으로, 당신의 머리카락은 당신 몸속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가장 정직한 '바로미터'다. 유전이라는 숙명을 탓하기 전에, 당신의 갑상선은 건강한지, 몸속에 충분한 철분이 저장되어 있는지, 그리고 당신의 스트레스 수준은 감당할 만한지를 먼저 돌아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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