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부] 암-인슐린 | 고인슐린혈증이 어떻게 암의 성장 촉진제가 되는가
[15-2부]에서 우리는 암세포가 '포도당'이라는 건축 자재를 얼마나 탐닉하는지 확인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자재가 쌓여있어도, "집을 지으라!"고 명령하는 '건설 감독관'이 없다면 공사는 시작될 수 없다.
암세포의 세계에서, 이 건설 감독관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인슐린(Insulin)'**과, 그 사촌 격인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IGF-1)'**다.
우리는 이전 시리즈에서 '고인슐린혈증(Hyperinsulinemia)'이 비만, 당뇨, 심혈관 질환의 뿌리임을 지겹도록 확인했다. 이제 우리는 이 침묵의 암살자가 가진 가장 끔찍한 마지막 얼굴, 즉 **'강력한 암 성장 촉진제'**로서의 면모를 마주해야 한다.
혈액 속에 만성적으로 넘쳐나는 인슐린은, 암세포라는 작은 불씨를 걷잡을 수 없는 들불로 키우는 가장 확실한 '기름'이다.
오늘은 이 '인슐린/IGF-1 축'이 어떻게 암세포의 성장, 증식, 그리고 전이를 직접적으로 명령하고 지원하는지, 그 구체적인 작동 기전을 파헤쳐 보겠다. 왜 혈당 관리만큼이나 '인슐린 관리'가 암 예방과 치료에 결정적인지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1. 인슐린, 암세포의 '성장 스위치'를 누르다
작동 기전:
- 인슐린 수용체 과발현: 많은 종류의 암세포는 정상 세포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인슐린 수용체'**를 세포 표면에 가지고 있다. 이는 인슐린 신호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하여, 더 많은 포도당을 빨아들이고 더 빨리 성장하기 위한 암세포의 생존 전략이다.
- 성장 신호 경로 활성화 (PI3K/Akt/mTOR 경로): 인슐린이 이 수용체에 결합하면, 세포 내에서 **'PI3K/Akt/mTOR'**라는 핵심적인 '세포 성장 및 증식' 신호 전달 경로가 활성화된다. 이 경로는 암 연구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경로 중 하나로, "분열하고, 성장하고, 죽지 마라!"는 명령을 내리는 스위치와 같다.
- 세포 자살(Apoptosis) 억제: 활성화된 mTOR는 암세포가 스스로를 파괴하는 '세포 자살' 프로그램을 억제하여, 암세포에게 '불멸'의 생존 능력을 부여한다.
논리적 설명:
고인슐린혈증 상태는, 이 암세포의 '성장 스위치'를 24시간 내내 'ON' 상태로 고정시켜 놓는 것과 같다. 이는 암세포에게 무한한 성장 동력을 제공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2. IGF-1, 인슐린보다 강력한 '성장 가속 페달'
인슐린이 스위치를 누른다면, **IGF-1(인슐린 유사 성장인자-1)**은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는 역할을 한다.
작동 기전:
- 높은 인슐린 수치는 간에서 IGF-1의 생성을 직접적으로 촉진한다.
- IGF-1은 인슐린과 거의 동일한 신호 전달 경로(PI3K/Akt/mTOR)를 활성화시키지만, 그 효과는 인슐린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지속적이다.
- IGF-1은 세포의 성장과 분열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암세포가 주변 조직으로 침투하고 다른 장기로 퍼져나가는 '전이(Metastasis)' 과정에도 깊이 관여한다.
논리적 설명: 당뇨병 환자나 대사 증후군 환자에게서 암 발생률과 전이율이 높은 이유는, 그들의 몸이 만성적인 '고인슐린/고IGF-1' 상태, 즉 **암세포에게 최적화된 '성장 환경'**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3. '성호르몬'과의 치명적인 합작
고인슐린혈증은 유방암, 전립선암, 자궁내막암과 같이 '성호르몬'과 관련된 암의 위험을 더욱 높인다.
작동 기전:
- 높은 인슐린 수치는 간에서 '성호르몬 결합 글로불린(SHBG)'의 생성을 감소시킨다.
- SHBG가 줄어들면, 혈액 속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유리 에스트로겐'**과 **'유리 테스토스테론'**의 양이 증가한다.
- 이 과도한 성호르몬들은 유방, 자궁, 전립선 세포의 성장을 비정상적으로 촉진하여 암 발생의 위험을 높인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설탕과 정제 탄수화물을 먹는 행위는, 단순히 혈당을 올리는 것을 넘어, 우리 몸속에 '인슐린'과 'IGF-1'이라는 두 명의 강력한 암 성장 촉진제를 풀어놓는 것과 같다.
암을 예방하고, 암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대사적 전략은, 암세포의 먹이인 '포도당'의 보급로를 차단하는 것과 동시에, 암세포의 성장 스위치를 누르는 '인슐린'의 과도한 신호를 잠재우는 것이다.
이제, 암세포의 성장 환경을 차단하는 것을 넘어, 우리 몸이 스스로 암세포를 찾아 죽이는 '면역 항암'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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