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탐구

[14-3부] 자가면역-류마티스 관절염 | 관절을 파괴하는 면역계의 오인 사격

질병탐구
작성자
biolove2
작성일
2025-09-24 13:38
조회
240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손가락 마디마디가 뻣뻣하고 쑤시는 통증. 붓고 열이 나는 관절. 단순한 퇴행성 관절염으로 생각했지만, 통증은 손목, 발목, 무릎 등 여러 관절로 대칭적으로 퍼져나가고, 시간이 지날수록 관절이 뒤틀리고 변형되기 시작한다.

이것이 바로 자가면역질환의 가장 대표적인 얼굴 중 하나인 **'류마티스 관절염(Rheumatoid Arthritis, RA)'**이다.

[근골격계 2부]에서 다루었던 퇴행성 관절염이, 나이와 과사용으로 인해 연골이 닳아 없어지는 '기계적 마모'에 가깝다면, 류마티스 관절염은 완전히 다른 전쟁이다. 이것은 우리 몸의 면역 군대가 관절을 둘러싼 얇고 부드러운 막, **'활막(Synovium)'을 외부에서 침입한 적으로 오인하여, 집중 포격을 퍼붓는 '오인 사격'**의 결과물이다.

오늘은 왜 우리 면역계가 자신의 관절에 총구를 겨누게 되었는지, 그 처절한 전투의 과정을 통해, 류마티스 관절염이 단순한 관절 통증이 아닌 '전신적인 염증성 질환'임을 파헤쳐 보겠다.


1. 전쟁터: '활막', 면역계의 새로운 표적

활막의 역할: 활막은 관절을 부드럽게 움직이게 하는 '윤활유(활액)'를 만들고, 연골에 영양을 공급하는 매우 중요한 조직이다.

오인의 시작: [14-2부]에서 본 것처럼, 유전적 소인을 가진 사람이 '장 누수'로 인해 면역계가 과민해진 상태에서, 특정 환경적 방아쇠(예: 흡연, 잇몸 질환균인 진지발리스균, 특정 바이러스 감염)에 노출된다. 이 과정에서 '분자 모방'이나 '숨겨진 항원의 노출'과 같은 사건이 발생하여, 면역계는 활막 조직의 특정 단백질(예: 콜라겐)을 '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한다.


2. 전투의 과정: 활막에서 시작된 불길

일단 활막을 적으로 인식한 면역 군대는, 총공세를 퍼붓기 시작한다.

작동 기전:

  1. 면역세포 집결: T세포, B세포, 대식세포 등 온갖 종류의 면역세포들이 전쟁터인 활막으로 몰려든다.
  2. 사이토카인 폭풍: 이 면역세포들은 활막 조직을 향해 TNF-alpha, 인터루킨-1, 인터루킨-6와 같은 강력한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대량으로 분비한다. 이는 마치 관절 안에 작은 '사이토카인 폭풍'이 일어나는 것과 같다.
  3. 활막의 증식 (판누스 형성): 이 강력한 염증 신호에 자극받은 활막 세포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비정상적으로 두껍게 증식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두꺼워진 염증성 활막 덩어리를 **'판누스(Pannus)'**라고 부른다.
  4. 연골과 뼈 파괴: 이 '판누스'는 단순한 살덩어리가 아니다. 이것은 연골을 녹이고 뼈를 파괴하는 공격적인 효소들을 분비하는 '침투조' 역할을 한다. 판누스가 자라 들어가면서, 관절의 연골은 닳아 없어지고, 뼈는 침식되어 관절의 변형과 파괴가 일어나게 된다.

논리적 설명:
류마티스 관절염의 통증과 변형은, 내 관절을 지키려던 면역 군대가 오히려 관절을 파괴하는 '팀킬(Team Kill)'의 비극인 셈이다. 류마티스 치료에 사용되는 생물학적 제제(TNF-alpha 억제제 등)가 바로 이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활동을 차단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결론적으로, 류마티스 관절염을 관리하는 핵심은, 단순히 진통제로 통증을 억제하는 것을 넘어, 이 '면역계의 오인 사격'을 멈추게 하는 것에 있다.

그리고 그 근본적인 해결책은, [14-2부]에서 확인했듯, 우리 면역계를 과민하고 불안정하게 만드는 뿌리, 즉 '장 누수'를 막고, 면역 반응을 촉발하는 '환경적 방아쇠'(특정 음식, 감염, 스트레스 등)를 찾아 피하며, 전신적인 '만성 염증'의 불길을 끄는 것에 있다.

이제, 관절을 넘어, 우리 몸의 또 다른 조직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의 또 다른 얼굴을 만나보자.

다음 편에서는, '천의 얼굴을 가진 병'이라 불리는, 전신을 공격하는 염증의 폭풍 '루푸스'의 세계로 들어가 보겠다.


#류마티스관절염 #자가면역질환 #활막염 #판누스 #사이토카인 #TNF알파 #만성염증 #장누수 #면역계 #관절통증 #인체탐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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