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탐구

[12-6부] 당뇨 - 간헐적 단식 | '먹지 않는 시간'의 기적, 인슐린 감수성을 회복시키는 가장 강력한 스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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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iolove2
작성일
2025-09-23 15:43
조회
258

"아침은 왕처럼, 점심은 평민처럼, 저녁은 거지처럼 먹어라."
"하루 세 끼를 규칙적으로 챙겨 먹는 것이 건강의 기본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규칙적인 식사와 아침 식사의 중요성을 교육받아왔다. 조금이라도 배가 고프면 혈당이 떨어져 위험하고, 몸이 '기아 모드'에 들어가 오히려 살이 찐다는 경고도 익숙하다.

하지만 인류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하루 세 끼를 꼬박꼬박 챙겨 먹게 된 것은 농경 사회 이후, 특히 산업 혁명 이후의 지극히 최근의 일이다. 우리의 유전자는 수백만 년 동안 사냥과 채집을 하며, '풍요(식사)'와 '결핍(단식)'의 주기를 반복하는 환경에 훨씬 더 익숙하게 설계되어 있다.

오히려, '끊임없이 먹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유전자에 각인된 대사 시스템을 교란시키는 가장 비정상적인 행위일 수 있다.

'간헐적 단식(Intermittent Fasting, IF)'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단순히 칼로리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먹지 않는 시간'을 확보하여, 우리 몸이 스스로를 정화하고 수리할 시간을 주는 것이다.

오늘은 이 '먹지 않는 시간'이 어떻게 당뇨병의 근본 원인인 '인슐린 저항성'을 되돌리는 가장 강력한 스위치가 되는지, 그리고 우리 몸속 '세포 청소' 시스템인 **'오토파지(Autophagy)'**를 어떻게 깨우는지, 그 경이로운 기전을 파헤쳐 보겠다.


1. 단식: 췌장에게 주는 최고의 '휴가'

[12-2부]에서 확인했듯, 인슐린 저항성은 '설탕 홍수'에 맞서 췌장이 24시간 과로하며 인슐린을 쥐어짜내는 상태다. 우리가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아침부터 간식, 점심, 또 간식, 저녁, 그리고 야식까지 끊임없이 무언가를 먹는 것은, 이 지친 췌장에게 단 한 순간의 휴식도 허락하지 않는 것과 같다.

작동 기전: '간헐적 단식'은 인슐린 분비를 '0'에 가깝게 만드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확보하는 행위다.

  1. 인슐린 수치 하락: 음식이 들어오지 않으니, 췌장은 인슐린을 분비할 필요가 없어진다. 혈중 인슐린 수치가 하루 중 가장 낮은 상태로 오랫동안 유지된다.
  2. 인슐린 감수성 회복: [12-5부]에서 본 것과 같이, 인슐린의 끊임없는 소음이 사라지자, 지쳐있던 세포의 '인슐린 수용체'는 드디어 휴식을 취하며 다시 민감성을 회복할 기회를 얻게 된다.
  3. 지방 연소 모드 전환: 인슐린 수치가 충분히 낮아지면, 우리 몸은 '지방 연소 스위치'를 켜고, 저장된 체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시작한다.

논리적 설명: 매일 16시간 동안 음식을 먹지 않는 '16:8 단식'은, 하루 24시간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시간 동안 췌장에게 완전한 '유급 휴가'를 주는 것과 같다. 이 휴가 기간 동안 췌장은 재충전하고, 우리 몸의 세포들은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할 귀중한 시간을 벌게 된다.


2. '오토파지(Autophagy)', 세포의 대청소를 시작하다

'먹지 않는 시간'의 기적은 단순히 인슐린 수치를 낮추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단식이 약 16~18시간 이상 지속되면, 우리 몸속에서는 더욱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바로 '오토파지' 스위치가 켜지는 것이다.

'오토파지(Autophagy)'는 그리스어로 '스스로(Auto)' '먹는다(Phagy)'는 뜻으로, 우리 세포가 손상된 단백질, 병든 미토콘드리아, 그리고 침입한 바이러스와 같은 세포 내의 '쓰레기'들을 스스로 청소하고 재활용하는 시스템이다. 2016년 노벨 생리의학상이 바로 이 오토파지의 기전을 밝혀낸 공로로 수여되었다.

작동 기전: 오토파지는 우리 몸이 '풍요(인슐린, 아미노산 공급)' 상태일 때는 억제되고, '결핍(단식)' 상태일 때 강력하게 활성화된다.

  • 논리적 설명: 먹을 것이 충분할 때는 굳이 낡은 부품을 재활용할 필요가 없지만, 외부에서 에너지 공급이 끊기면, 우리 몸은 생존을 위해 집안의 낡고 고장 난 가구(손상된 세포 소기관)를 분해하여 새로운 에너지와 재료를 얻으려는 것이다.
  • 인슐린 저항성과의 관계: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는 핵심 원인 중 하나는, 세포 내부에 쌓인 '쓰레기(손상된 미토콘드리아 등)'가 세포의 정상적인 신호 전달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간헐적 단식은 오토파지를 통해 이 쓰레기들을 대청소함으로써, 세포의 기능을 근본적으로 회복시키고 인슐린 감수성을 개선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결론적으로, 간헐적 단식은 단순히 '덜 먹는' 다이어트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 몸의 대사 시스템을 '리셋(Reset)'하고, 세포 스스로를 '치유'하도록 만드는 가장 강력하고 자연스러운 생리적 스위치다.

케톤 식이가 '연료의 종류'를 바꾸는 전략이라면, 간헐적 단식은 '연료 공급의 시간'을 조절하는 전략이다. 이 두 가지 전략이 결합될 때,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고 당뇨병을 관해시키는 효과는 극대화될 수 있다.

이제, 당뇨병과의 싸움에서 가장 강력한 두 가지 무기, '식단의 종류' '식단의 시간'을 모두 손에 쥐었다.

다음 편에서는, 이 원칙들을 바탕으로 당뇨 환자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피하고,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에 대한 실용적인 가이드를 제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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