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탐구

[12-3부] 당뇨 - 고인슐린혈증 | 혈당 수치보다 무서운 침묵의 암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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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iolove2
작성일
2025-09-23 15:02
조회
145

건강검진 결과표에서 우리의 눈을 사로잡는 것은 언제나 '공복 혈당' 수치다. 100이 넘었는지, 126을 넘었는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의사 역시 이 혈당 수치를 기준으로 당뇨병 전단계나 당뇨병을 진단하고 약을 처방한다.

혈당 관리는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혈당이라는 '결과'에만 집착하는 동안, 우리는 그 이면에 숨어있는 훨씬 더 교활하고 위험한 범인을 놓치고 있다.

그 범인의 이름은 바로 '고인슐린혈증(Hyperinsulinemia)', 즉 혈액 속에 인슐린이 만성적으로 과도하게 높은 상태다.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사실은, '정상 혈당' 뒤에 '비정상적으로 높은 인슐린'이 숨어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바로 인슐린 저항성의 초기 단계다. 당신의 췌장이 간신히 '정상 혈당'이라는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 남들보다 2배, 3배, 심지어 10배나 많은 인슐린을 쥐어짜내며 필사적으로 '야근'하고 있는 상태인 것이다.

이 시기에는 혈당 수치가 정상이므로, 당신은 안심하고 예전의 생활 습관을 유지한다. 하지만 수면 아래에서는, 이 과도한 인슐린이 당신의 몸을 조용히, 그리고 체계적으로 파괴하기 시작한다.

오늘은 왜 혈당 수치보다 '인슐린 수치'가 더 중요한 선행 지표인지, 그리고 이 침묵의 암살자 '고인슐린혈증'이 어떻게 당신의 전신 건강을 망가뜨리는지, 그 5가지 죄목을 낱낱이 밝히겠다.


고인슐린혈증의 5가지 죄목

 

1. 지방 저장 모드를 켜고, 지방 연소 모드를 끈다.

  • 죄목: 비만, 특히 복부 비만의 주범.
  • 작동 기전: 인슐린의 주된 역할 중 하나는 '에너지 저장'이다. 인슐린 수치가 높을 때, 우리 몸은 "지금은 에너지가 넘쳐나는 풍요의 시대이니, 들어오는 모든 것을 지방으로 저장하고, 저장된 지방은 절대 태우지 마라!"는 강력한 명령을 받는다. 즉, 인슐린은 '지방 연소 스위치'를 꺼버리는 가장 강력한 호르몬이다. 고인슐린혈증 상태에서는, 당신이 아무리 적게 먹고 운동을 해도 살이 잘 빠지지 않는 '대사적 감옥'에 갇히게 된다.

2. 염증의 불길에 기름을 붓는다.

  • 죄목: 전신적인 만성 염증 유발.
  • 작동 기전: 높은 인슐린 수치는 그 자체로 강력한 '염증 촉진제'다. 인슐린은 체내의 염증성 사이토카인 생성을 증가시키고,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11부]에서 본 동맥경화를 포함한 모든 만성 질환의 기반을 닦는다.

3. 혈관을 공격하고 혈압을 높인다.

  • 죄목: 고혈압 및 심혈관 질환의 직접적인 원인.
  • 작동 기전: [11-6부]에서 확인했듯, 인슐린은 신장의 '나트륨 재흡수'를 촉진하여 혈액량을 늘리고, 혈관 내피세포의 기능을 손상시켜 혈관을 뻣뻣하게 만든다.

4. 세포의 비정상적인 성장을 촉진한다.

  • 죄목: 암(Cancer) 발생 위험 증가.
  • 작동 기전: 인슐린과, 인슐린에 의해 촉진되는 'IGF-1'은 강력한 '세포 성장 촉진' 신호다.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상처 치유 등에 필요하지만, 만성적인 고인슐린혈증 상태에서는 정상 세포뿐만 아니라 암세포의 성장과 증식까지 촉진하는 '성장 촉진제' 역할을 할 수 있다.

5. 뇌 기능을 교란시킨다.

  • 죄목: 알츠하이머(제3형 당뇨병) 위험 증가.
  • 작동 기전: [12-2부]에서 본 것처럼, 만성적인 고인슐린혈증은 결국 '뇌의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여, 뇌세포가 에너지를 얻지 못하고 퇴화하게 만든다.

 

결론적으로, '정상 혈당'이라는 가면 뒤에 숨은 '고인슐린혈증'이야말로, 당뇨병이라는 비극이 시작되기 수년, 혹은 십수 년 전부터 당신의 몸을 서서히 망가뜨리고 있는 진짜 범인이다.

따라서 우리는 더 이상 혈당 수치라는 늦은 경고등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그보다 훨씬 더 빨리, 더 정확하게 우리 몸의 위험을 알려주는 '인슐린 수치'에 주목해야 한다.

다음 편에서는, 건강검진 결과표의 기본 항목들을 넘어, 당신의 인슐린 저항성 상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핵심적인 진단 지표들을 어떻게 읽고 해석해야 하는지 알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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