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탐구

[12-2부] 당뇨 - 인슐린 저항성 | '넘쳐흐르는 설탕' 시나리오, 세포는 왜 인슐린을 거부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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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iolove2
작성일
2025-09-23 14:50
조회
246

'인슐린 저항성'. 우리는 이 단어를 수없이 반복해왔다. 하지만 이 현상이 우리 세포의 입장에서 얼마나 필사적이고 처절한 '생존 전략'인지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사람은 드물다.

우리는 흔히 인슐린 저-항성을, 인슐린 신호에 반응하지 않는 세포들의 '게으름'이나 '고장' 정도로 생각한다. 하지만 진실은 그 반대에 가깝다.

인슐린 저항성은, 세포가 죽지 않기 위해 스스로 문을 걸어 잠그는 최후의 '방어 조치'다.

마치 도시 전체에 '설탕 홍수'가 났을 때,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물이 집 안으로 밀려 들어와 모든 것을 파괴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현관문에 모래주머니를 쌓고 문을 닫아 거는 것과 같다.

오늘은 왜 우리 몸의 성실했던 세포들이 이토록 완강하게 인슐린을 거부하게 되었는지, '넘쳐흐르는 설탕' 시나리오를 통해, 세포의 관점에서 인슐린 저항성의 비극적인 메커니즘을 심층적으로 파헤쳐 보겠다.


1. 정상 상태: 질서정연한 포도당 처리 시스템

건강한 상태에서, 우리 몸은 포도당을 처리하는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작동 기전:

  1. 식사: 음식을 섭취하면 포도당이 혈액으로 들어온다.
  2. 인슐린 분비: 췌장은 혈당을 감지하고, 정확히 필요한 만큼의 '인슐린'을 분비한다.
  3. 세포 문 열림: 인슐린은 세포 표면의 '인슐린 수용체'에 열쇠처럼 결합하여, 포도당이 들어올 수 있는 문(GLUT4 수송체)을 열어준다.
  4. 에너지 사용 및 저장: 세포는 들어온 포도당을 즉시 에너지로 사용하거나, 나중을 위해 간과 근육에 '글리코겐' 형태로 안전하게 저장한다.
  5. 시스템 종료: 혈당이 안정되면, 췌장은 인슐린 분비를 멈춘다. 모든 것이 질서정연하게 마무리된다.

2. 비상사태 발생: 끝나지 않는 '설탕 홍수'

문제는, 현대인의 식단이 이 정교한 시스템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아득히 넘어섰다는 점이다.

원인: 설탕, 액상과당, 정제 탄수화물(빵, 면, 과자 등)은 소화 흡수가 너무 빨라, 혈액 속으로 엄청난 양의 포도당을 단시간에 쏟아붓는다. 이는 마치 작은 강에 갑자기 댐의 모든 수문을 열어버린 것과 같다.

작동 기전 (인슐린 저항성의 시작):

  1. 인슐린 과잉 분비: 갑작스러운 '설탕 홍수'에 놀란 췌장은, 이 비상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인슐린을 필사적으로, 그리고 과도하게 뿜어낸다. **'고인슐린혈증'**이 시작된다.
  2. 세포의 과부하: 세포는 쏟아져 들어오는 포도당을 처리하느라 과부하에 걸린다. 에너지 공장인 '미토콘드리아'는 비명을 지르며 엄청난 양의 '활성산소'와 '염증 물질'을 뿜어내기 시작한다. 세포 내부는 쓰레기와 독성 물질로 가득 차게 된다.
  3. 수용체 둔감화: 끊임없이 문을 두드리는 인슐린의 소음에 지친 세포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문밖의 '인슐린 수용체'의 수를 줄이거나, 그 민감도를 떨어뜨리기 시작한다. 이것이 바로 '인슐린 저항성'의 시작이다.

3. 최후의 방어: 문을 걸어 잠그다

인슐린 저항성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작동 기전 (인슐린 저항성의 악화):

  • 췌장의 절규: 세포가 문을 열어주지 않으니, 혈액 속의 포도당은 계속 넘쳐난다. 다급해진 췌장은 문을 열기 위해 더욱더 큰 소리로, 더욱더 많은 인슐린을 뿜어낸다.
  • 세포의 완강한 저항: 세포의 입장에서는, 이미 집 안이 쓰레기로 가득 차 터지기 일보 직전인데, 밖에서 계속해서 쓰레기를 집어넣으려는 것과 같다. 세포는 생존을 위해, 인슐린 수용체를 세포 안으로 숨겨버리는 등, 더욱더 완강하게 문을 걸어 잠근다.

논리적 설명: 이 악순환의 끝에서, 췌장은 결국 지쳐서 나가떨어지고(인슐린 분비 능력 고갈), 세포는 문을 완전히 닫아버린다. 혈액 속의 포도당은 갈 곳을 잃고 떠돌며 혈관을 파괴하고, 온몸에 합병증을 일으킨다. 이것이 바로 **'제2형 당뇨병'**의 실체다.


결론적으로, 인슐린 저항성은 세포의 잘못이 아니다. 그것은 감당할 수 없는 '설탕 홍수'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려는, 우리 몸의 처절한 생존 본능이다.

따라서 당뇨병을 치료하는 유일한 길은, 인슐린을 더 많이 주입하여 억지로 세포의 문을 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설탕 홍수'를 멈추는 것이다.

이제, 이 홍수가 우리 몸에 어떤 흔적을 남기는지, 다음 편에서는 혈당 수치 뒤에 숨겨진 진짜 범인, '고인슐린혈증'의 위험성에 대해 파헤쳐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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