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부] 피부건강 | '주사(Rosacea)', 붉어지는 얼굴의 비밀은 혈관 염증과 장내 세균에 있다
단순한 안면홍조인 줄 알았는데, 한번 붉어진 얼굴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 코와 뺨 주변의 혈관이 거미줄처럼 늘어나고, 염증성 뾰루지까지 동반되어 마치 딸기코처럼 변해버린다. 바로 '주사(Rosacea)', 국내에서는 '딸기코'로 더 잘 알려진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의 특징이다.
주사는 흔히 '혈관이 예민해서' 혹은 '피부가 얇아서' 생기는 문제로 치부되곤 한다. 자외선, 급격한 온도 변화, 맵고 뜨거운 음식, 알코올 등이 증상을 악화시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들은 '방아쇠'일 뿐, '장전된 총'은 아니다.
"대체 무엇이, 얼굴의 혈관을 이토록 비정상적으로 확장시키고 염증을 일으키도록 만드는가?"
최신 연구들은 이 '장전된 총'의 정체를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찾고 있다. 바로 우리 소화기관, 그중에서도 **'소장(Small Intestine)'**이다.
오늘은 붉어지는 얼굴이라는 피부 표면의 문제를 넘어, 그 배후에 숨어있는 **'전신적인 혈관 염증'**과 **'소장내세균과다증식(SIBO)'**이라는 근본적인 원인을 파헤쳐 보겠다. 당신의 얼굴이 붉어지는 이유가, 당신의 장 속에 살고 있는 세균 때문일 수 있다는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1. 주사의 본질: 피부 혈관의 만성 염증과 기능 장애
주사의 핵심 병태는 얼굴 중앙 부위의 혈관이 제 기능을 상실하는 것이다.
- 정상 혈관: 온도나 감정 변화에 따라 수축과 이완을 정상적으로 반복한다.
- 주사 환자의 혈관: 한번 늘어난 혈관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고 계속 확장된 상태를 유지한다. 이로 인해 혈액이 정체되고, 혈액 속의 염증 물질들이 혈관 밖으로 새어 나와 주변 피부 조직에 염증을 일으킨다.
핵심 질문: 왜 혈관이 이토록 약해지고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가?
2. 새로운 용의자: '소장내세균과다증식(SIBO)'
최근 가장 주목받는 가설은 '장-피부 축'의 연장선에 있다. 특히 대장에 있어야 할 세균이 소장으로 역류하여 과도하게 증식하는 **'소장내세균과다증식(SIBO, Small Intestinal Bacterial Overgrowth)'**이 주사의 강력한 유발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작동 기전:
- SIBO 발생: 위산 저하, 장 운동성 저하 등의 원인으로 소장에 비정상적으로 많은 세균이 증식한다.
- 장 누수 유발: 이 세균들은 소장 점막을 손상시켜 [8-1부]에서 다룬 **'장 누수'**를 유발한다.
- LPS의 혈관 침투: 장 누수를 통해 세균의 내독소인 **'LPS(지질다당류)'**가 대량으로 혈관에 유입된다.
- 전신 혈관 염증: 혈액을 타고 도는 LPS는 우리 몸 전체의 혈관 내피세포에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킨다.
- 얼굴 혈관 손상: 특히 피부가 얇고 혈관이 많이 분포된 '얼굴' 부위의 미세혈관들이 이 염증에 취약하게 반응하여 손상되고, 탄력성을 잃고, 비정상적으로 확장된다.
논리적 설명:
이탈리아에서 진행된 한 충격적인 연구는 주사 환자 그룹이 건강한 그룹에 비해 SIBO 유병률이 13배나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더욱 놀라운 것은, SIBO를 항생제로 치료하자 주사 환자의 70% 이상에서 피부 병변이 완전히 사라지거나 극적으로 호전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당신의 붉은 얼굴이, 소장에 들끓는 세균이 만들어낸 독소(LPS)가 혈관을 타고 얼굴까지 올라와 염증을 일으킨 결과일 수 있다는 강력한 증거다.
3. 또 다른 공범: '모낭충(Demodex)'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 모낭충: 주사 환자의 피부에서는 정상인보다 훨씬 많은 수의 '모낭충'이 발견된다. SIBO로 인해 유발된 피부의 만성 염증 환경이, 모낭충이 번식하기 좋은 '지형'을 제공해주는 것으로 추정된다.
-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위장에 서식하는 헬리코박터균 역시 혈관을 확장시키는 물질을 분비하고 전신 염증을 유발하여 주사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결론적으로, 주사는 더 이상 단순한 피부 혈관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당신의 소화기관, 특히 '장의 건강'과 직결된 전신적인 혈관 염증 질환이다. 얼굴의 붉은 기운을 잡기 위해서는, 레이저 시술로 늘어난 혈관을 잠시 없애는 것을 넘어, 그 혈관에 불을 지피고 있는 근원지, 즉 장내 환경을 바로잡는 근본적인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까지 우리는 염증과 면역계의 혼란이 피부에 미치는 영향을 다양하게 살펴보았다. 이제 시선을 돌려, 또 다른 거대한 축인 '호르몬'과 '대사'의 문제가 어떻게 피부에 나타나는지 알아볼 차례다.
다음 편에서는, 지긋지긋한 불청객 '성인 여드름'을 통해, 호르몬 불균형이 어떻게 당신의 턱과 입 주변에 신호를 보내는지 추적해 보겠다.
#주사피부염 #딸기코 #Rosacea #안면홍조 #SIBO #소장내세균과다증식 #장피부축 #LPS #혈관염증 #모낭충 #피부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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