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골격계 1-3부] 골다공증 약의 두 얼굴 | 뼈를 강하게, 그러나 '죽은 뼈'로 만드는 약
"골밀도 수치가 낮으니, 골다공증 약을 드셔야 합니다."
골다공증 진단을 받은 수많은, 특히 폐경기 여성이 듣게 되는 이 처방. 그중 가장 대표적인 약이 바로 '비스포스포네이트(Bisphosphonate)' 계열의 약물(상품명: 포사맥스, 악토넬 등)이다.
이 약은 골밀도를 높여 골절 위험을 줄여주는 효과적인 치료제로 널리 쓰인다.
하지만 이 약의 작동 원리를 깊이 들여다보면, 뼈를 '튼튼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뼈의 생성을 멈추게' 하여, 낡고 오래된 뼈를 그대로 남겨두는 방식이라는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단기적으로는 뼈가 단단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뼈의 자연스러운 '리모델링' 과정을 막아, 생명력을 잃은 '죽은 뼈'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위험한 역설. 이 약의 두 얼굴과, 이를 대체할 새로운 치료제의 가능성을 알아본다.
'비스포스포네이트', 뼈 파괴 공장을 강제 폐쇄하다
작동 원리: 우리의 뼈는, 낡은 뼈를 파괴하는 **'파골세포'**와 새로운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의 균형 잡힌 활동을 통해 평생 리모델링된다. 골다공증은 이 균형이 깨져, '파골세포'의 활동이 과도해진 상태다.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의 약물은, 바로 이 '파골세포'에 달라붙어, 그 기능을 마비시키거나 아예 죽여버리는(세포 자살 유도) 방식으로 작동한다.
비유: 이것은 마치, 도시 재개발 현장에서, 낡은 건물을 부수는 '철거팀(파골세포)'의 활동을 강제로 중단시켜 버리는 것과 같다.
'빛': 골밀도 상승과 골절 예방
단기적 효과: 철거팀(파골세포)이 사라지니, 더 이상 낡은 뼈는 파괴되지 않는다. 반면, 새로운 뼈를 만드는 '건설팀(조골세포)'의 활동은 한동안 계속되므로, 결과적으로 전체 뼈의 양, 즉 '골밀도(BMD)' 수치는 올라가게 된다. 이는 단기적으로 뼈의 강도를 높여, 척추나 고관절의 골절 위험을 유의미하게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그림자': '죽은 뼈'와 끔찍한 부작용
문제는, 이 약을 5년, 10년 이상 '장기 복용'했을 때 발생한다.
'리모델링' 과정의 완전한 중단: 비스포스포네이트는 파골세포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의 활동까지 함께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과: '죽은 뼈 (Frozen Bone)'
철거도, 신축도 모두 멈춰버린 재개발 현장. 우리의 뼈는 더 이상 새로운 뼈로 교체되지 못하고, 미세한 손상이 계속해서 누적되는, **활력 없는 '화석화된 뼈', '죽은 뼈'**로 변해간다.
역설적인 부작용:
① 비전형 대퇴골 골절 (Atypical Femoral Fracture): 겉보기에는 단단해졌지만, 내부적으로는 푸석푸석해진 뼈가, 특별한 외상 없이도 허벅지뼈(대퇴골)의 중간 부분이 '똑'하고 부러져 버리는, 매우 기이하고 끔찍한 형태의 골절 위험이 높아진다.
② 턱뼈 괴사 (Osteonecrosis of the Jaw, ONJ):
가장 잘 알려진, 최악의 부작용. 특히, 임플란트나 발치와 같은 치과 시술을 받을 때, 턱뼈가 정상적으로 아무는 대신, 혈액 공급이 끊겨 뼈가 그대로 썩어 문드러져 버리는 끔찍한 현상이다. 비스포스포네이트 약물을 복용 중이라면, 치과 치료 전에 반드시 그 사실을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
새로운 치료제의 등장: '데노수맙'과 '테리파라타이드'
이러한 비스포스포네이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개념의 치료제들이 개발되었다.
1. 데노수맙 (Denosumab, 상품명: 프롤리아): '정밀 유도 미사일'
-
- 원리: 파골세포 전체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대신, 파골세포를 활성화시키는 핵심 신호 물질인 'RANKL'만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단클론 항체' 주사제다.
- 장점: 6개월에 한 번만 주사하면 되어 편리하고, 신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도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턱뼈 괴사와 같은 부작용 위험도 비스포스포네이트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테리파라타이드 (Teriparatide): '뼈 생성 촉진제'
-
- 원리: 기존의 약들이 모두 '뼈 파괴 억제'에만 초점을 맞춘 것과 달리, 이 약은 우리 몸의 **'부갑상선 호르몬(PTH)'**과 유사하게 작용하여, '조골세포(건설팀)'의 활동을 직접적으로 촉진시켜, 새로운 뼈를 '만들어내는' 유일한 치료제다.
- 장점: 이미 골절이 발생한 초고위험군 환자에게서, 새로운 뼈를 만들어 골밀도를 빠르게 높이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 단점: 매일 직접 주사를 맞아야 하고, 매우 고가이며, 평생 24개월까지만 사용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결론적으로,
골다공증 약은 우리 뼈의 운명을 바꾸는 강력한 도구이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위험한 그림자가 존재한다. 약에만 의존하기 전에, 우리가 앞에서 다루었던 **'칼슘, 비타민 D, K2, 마그네슘'**이라는 4개의 기둥을 튼튼히 세우고, **'운동'**이라는 가장 근본적인 처방을 실천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부작용의 위험 없이, '살아있는' 건강한 뼈를 평생 유지하는 가장 현명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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