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골격계 2_2부] 오십견, 팔이 올라가지 않는 밤의 고통 | '얼어붙은 어깨'를 녹이는 법
어느 날 갑자기, 팔을 들어 올리거나 옷을 입는 사소한 동작에도 어깨에 "억!" 소리가 나는 극심한 통증이 찾아온다.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은 심해지고, 어깨는 마치 얼어붙은 것처럼 굳어 팔을 특정 각도 이상으로 전혀 움직일 수 없게 된다.
특히, 밤에 통증이 심해져 잠을 설치기 일쑤다.
이것이 바로, 50대에 흔하게 나타난다 하여 붙여진 이름, '오십견(五十肩)', 의학적으로는 '유착성 관절낭염(Adhesive Capsulitis)' 또는 **'동결견(Frozen Shoulder)'**이라 불리는 질병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는다"는 막연한 위로와 달리, 오십견은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2~3년까지 극심한 고통과 불편을 유발하며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오십견', 무엇이 문제인가?: 쪼그라들고 달라붙은 '관절 주머니'
오십견은 뼈나 연골, 힘줄의 문제가 아니다. 문제의 핵심은, 어깨 관절을 부드럽게 감싸고 있는 **'관절낭(Joint Capsule)', 즉 '관절 주머니'**에 있다.
- 정상 상태: 건강한 관절낭은 신축성이 좋은 얇은 막으로, 관절액을 머금고 있어 어깨가 모든 방향으로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다.
- 오십견의 발생:
어떤 이유로든 이 관절낭에 **'염증'**이 생기면, 관절낭은 두꺼워지고 뻣뻣해지며, 주변 조직과 **'유착(들러붙음)'**이 일어난다. - 결과:
신축성을 잃고 쪼그라들어 달라붙은 관절 주머니는, 더 이상 어깨뼈가 움직일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 상태에서 억지로 팔을 움직이려 하니, 쪼그라든 관절낭이 찢어지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고, 어깨의 움직임 범위(관절 가동 범위)가 급격히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오십견의 3단계 진행 과정
오십견은 보통 3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1단계: 통증기 (Freezing Stage, 2~9개월)
-
- 통증이 서서히 시작되어 점차 심해진다. 가만히 있어도 어깨가 쑤시고, 밤에 통증이 특히 심해져 아픈 쪽으로 눕지 못한다(야간통). 어깨의 움직임 범위가 점차 줄어들기 시작한다.
2단계: 동결기 (Frozen Stage, 4~12개월)
-
- 통증은 오히려 1단계보다 약간 줄어들지만, 어깨는 이제 완전히 '얼어붙은' 것처럼 굳어버린다. 팔을 앞으로 들거나(거상), 옆으로 벌리거나(외전), 뒤로 돌리는(외회전) 모든 동작에 심각한 제한이 생긴다. "만세" 동작이나, 등 뒤의 지퍼를 올리는 동작이 불가능해진다.
3단계: 해빙기 (Thawing Stage, 6개월 ~ 2년 이상)
-
- 어깨의 굳어있던 것이 서서히 풀리면서, 움직임의 범위가 점차 회복된다. 이 과정은 매우 느리게 진행되며, 일부에서는 완전히 회복되지 않고 약간의 운동 제한이 남기도 한다.
숨겨진 원인: '염증'의 불씨는 어디에서 오는가?
오십견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불명'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기능의학에서는, 이 관절낭의 염증을 촉발하는 몇 가지 '숨겨진 원인'들을 지목한다.
① '대사성 질환'과의 연관성:
놀랍게도, **'당뇨병'**과 **'갑상선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서 오십견의 발병률이 5배 이상 높게 나타난다. 이는, 우리가 계속해서 다루었던 **'만성 염증'**과 **'고혈당으로 인한 최종당화산물(AGEs)'**이, 관절낭 조직에 미세한 손상과 염증을 유발하는 강력한 '방아쇠'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② '미세 손상'과 '부동(Immobility)':
가벼운 어깨 부상이나, 수술 후 오랫동안 어깨를 움직이지 않고 고정해 둔 경우, 관절낭에 유착이 생겨 오십견으로 발전하기 쉽다.
'얼어붙은 어깨'를 녹이는 법: '시간'과 '스트레칭'
"시간이 약이다?":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대부분의 오십견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적으로 호전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냥 두면 안 된다: 통증이 무서워 어깨를 전혀 움직이지 않으면, 관절은 더욱더 굳어버리고, 회복 기간은 훨씬 더 길어지며, 영구적인 운동 장애가 남을 수 있다.
치료의 핵심, '운동 치료 (스트레칭)':
오십견 치료의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부분은, 약이나 주사가 아닌, **'꾸준한 스트레칭'**을 통해 굳어버린 관절낭을 부드럽게 늘려주는 것이다.
① 시계추 운동 (진자 운동): 아프지 않은 쪽 손으로 테이블을 잡고 허리를 숙인 뒤, 아픈 쪽 팔에 힘을 빼고 시계추처럼 부드럽게 앞뒤, 좌우, 원을 그리며 흔들어준다.
② 손가락 벽 기어오르기: 벽을 마주 보고 서서, 아픈 쪽 팔의 손가락을 마치 거미처럼 벽을 타고 천천히 기어 올라가게 한다. 통증이 없는 범위까지만 올렸다가 내리기를 반복한다.
③ 수건 스트레칭: 등 뒤에서, 아프지 않은 쪽 손으로 수건의 위쪽을 잡고, 아픈 쪽 손으로 아래쪽을 잡는다. 건강한 팔로 수건을 위로 천천히 끌어당겨, 아픈 어깨가 스트레칭되도록 한다.
병원 치료: 통증이 너무 심해 스트레칭 자체가 불가능할 경우, 병원에서 소염진통제를 처방받거나, 관절낭에 직접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아 염증을 가라앉힌 뒤, 운동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오십견은, 당신의 어깨가 "이제 좀 쉬면서, 나를 부드럽게 움직여달라"고 보내는 신호다. 통증을 두려워하기보다, 인내심을 가지고 매일 조금씩, 부드러운 스트레칭으로 '얼어붙은 어깨'를 녹여주는 노력이, 다시 자유롭게 팔을 뻗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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