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탐구]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 담배 연기가 폐를 녹이는 병
가벼운 오르막길에도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만성적인 기침과 가래가 평생의 동반자가 된다.
감기라도 한번 걸리면, 숨쉬기조차 힘들어 응급실 신세를 져야 한다.
이것이 바로, 전 세계 사망 원인 3위를 차지하는 무서운 호흡기 질환, '만성폐쇄성폐질환(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COPD)' 환자의 일상이다.
COPD는 이름 그대로, 유해한 가스(주로 담배 연기)에 장기간 노출되어, 공기가 드나드는 길(기관지)이 좁아지고, 산소 교환을 담당하는 폐포가 영구적으로 파괴되는 병이다.
가장 슬픈 진실은, 한번 파괴된 폐 조직은 결코 다시 회복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COPD는 완치가 없는, 서서히, 그리고 확실하게 숨통을 조여오는 '진행성' 질환이다.
'COPD'라는 우산 아래, 두 개의 질병: '만성 기관지염'과 '폐기종'
COPD는 보통 두 가지 질병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1. 만성 기관지염 (Chronic Bronchitis): '가래 공장'이 된 기도
-
- 정의: 기관지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겨, 기도가 좁아지고, 비정상적으로 많은 양의 끈적한 가래가 계속해서 분비되는 상태.
- 증상: 1년에 3개월 이상, 최소 2년 연속으로 가래를 동반한 기침이 지속된다. 좁아진 기도와 끈적한 가래는,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되어 잦은 호흡기 감염을 유발한다.
2. 폐기종 (Emphysema): 늘어나고 터져버린 '허파꽈리'
-
- 정의: 담배 연기와 같은 유해 물질이, 산소 교환을 담당하는 폐의 가장 작은 공기주머니, 즉 **'폐포(허파꽈리)'**의 탄력적인 벽을 영구적으로 파괴하는 상태.
- 결과: 폐포는 탄력을 잃고 풍선처럼 비정상적으로 늘어나거나, 여러 개의 폐포가 합쳐져 하나의 큰 공기주머니가 되어버린다.
- 숨쉬기 힘든 이유: 이렇게 망가진 폐포는, 겉보기에는 커졌지만, 실제 산소를 교환할 수 있는 '표면적'은 급격히 줄어든다. 또한, 탄력을 잃었기 때문에 숨을 내쉴 때 공기를 밖으로 충분히 밀어내지 못하고, 폐 안에 '찌꺼기 공기'가 남게 된다. 이 때문에, 환자는 항상 숨이 덜 쉬어진 듯한 답답함과 호흡 곤란을 느끼게 된다.
원인: 90% 이상은 '흡연'이다
COPD 발병의 가장 압도적이고 명백한 원인은 **'장기간의 흡연'**이다.
- 담배 연기의 공격: 담배 연기 속에 포함된 수천 가지의 유해 화학물질과 발암물질은, 우리 폐에 '만성적인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일으켜, 기관지와 폐포 세포를 서서히, 그리고 영구적으로 파괴한다.
- 기타 원인: 장기간의 간접흡연, 심한 대기오염이나 직업성 분진(석탄, 화학물질 등)에 노출되는 경우, 그리고 드물게 '알파-1 항트립신 결핍증'과 같은 유전적인 요인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치료: '회복'이 아닌, '현상 유지'와 '악화 방지'가 목표
한번 파괴된 폐 기능은 다시 되돌릴 수 없으므로, COPD 치료의 목표는 '완치'가 아니다.
치료 목표:
① 증상 완화: 호흡 곤란과 기침을 줄여, 삶의 질을 개선한다.
② 급성 악화 예방: 감기나 폐렴으로 인해, 병세가 급격히 나빠져 입원하는 것을 막는다.
③ 폐 기능 저하 속도 늦추기: 더 이상 폐가 망가지지 않도록, '현상 유지'를 하는 것이 최선이다.
치료 방법:
1. 금연 (가장 중요): 치료의 시작이자 끝이다. 금연만이, 폐 기능이 더 이상 나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하고도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2. 기관지 확장제: 좁아진 기도를 넓혀, 호흡을 편안하게 해주는 '흡입기' 형태의 약물을 주된 치료제로 사용한다.
3. 호흡 재활 치료: 심호흡법, 효과적인 기침법, 운동 요법 등을 통해, 남아있는 폐 기능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훈련한다.
4. 예방접종: '독감'과 '폐렴'은 COPD 환자에게 급성 악화를 유발하는 가장 위험한 적이다. 따라서 인플루엔자 백신과 폐렴구균 백신 접종은 필수다.
COPD는 '나이가 들면 당연히 숨이 찬다'는 착각 속에, 진단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너무나 많은 병이다. 40세 이상의 흡연자가, 만성적인 기침이나 가래, 또는 계단을 오를 때 예전보다 숨이 더 차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단순한 노화가 아닐 수 있다. 당신의 폐가 보내는 마지막 구조 신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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