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질환 2부] 알츠하이머의 가면 | 뇌에서 시작된 '당뇨병'을 아십니까?
희미해지는 기억, 낯설어지는 얼굴, 그리고 서서히 사라져가는 '나' 자신. 알츠하이머병은, 한 인간의 존엄성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가장 잔인한 질병이다.
지난 수십 년간, 전 세계의 과학자들은 이 비극의 원인을 찾기 위해,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 속에 끈적하게 쌓여있는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이라는 두 명의 '용의자'를 끈질기게 추적해왔다.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어 이 단백질 쓰레기를 청소하는 신약을 개발했지만, 결과는 번번이 처참한 실패였다.
왜일까? 어쩌면 우리는, 범죄 현장에 남겨진 '발자국'만 쫓느라, 정작 그 발자국을 남긴 '진짜 범인'은 놓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최근 뇌과학계의 혁명적인 연구들은, 전혀 다른 곳에서 충격적인 진실을 폭로하고 있다.
알츠하이머의 진짜 정체는, **뇌세포가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사용하지 못해 굶어 죽어가는, 뇌에서 시작된 '인슐린 저항성'이자 '제3형 당뇨병'**이라는 것을.
1. 전통적인 용의자들: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
- 베타 아밀로이드 (Amyloid Beta, Aβ):
- 정체: 뇌세포(뉴런) 바깥쪽에 끈적하게 쌓여, 마치 '쓰레기 더미(플라크)'처럼 엉겨 붙는 단백질 조각.
- 전통적 가설 ('아밀로이드 가설'): 이 쓰레기 더미가 뇌세포 간의 신호 전달을 방해하고, 염증을 일으켜, 결국 뇌세포를 죽게 만드는 '주범'이라는 가설. 지난 30년간 알츠하이머 연구의 '절대적인 교리'였다.
- 타우 단백질 (Tau Protein):
- 정체: 정상 상태에서는 뇌세포 내부의 '철로(미세소관)'를 안정적으로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
- 변성: 하지만 비정상적으로 과인산화되면, 서로 엉켜 '신경섬유 매듭(Tangle)'을 만들어, 뇌세포 내부의 영양분 수송 시스템을 파괴하고 세포를 안에서부터 붕괴시킨다.
2. '아밀로이드 가설'의 붕괴: 범인은 따로 있었다
수십 년간, 제약회사들은 이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신약 개발에 매달렸지만, 99.6%라는 경이적인 실패율을 기록했다. 약물이 아밀로이드를 성공적으로 제거해도, 환자의 '인지 기능'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베타 아밀로이드는, 정말 '원인'일까, 아니면 '결과'일까?"
- 새로운 가설: 최신 연구들은, 베타 아밀로이드가 '범인'이 아니라, 오히려 뇌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낸 **'방어막' 또는 '흉터'**일 수 있다는 놀라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즉, 만성적인 염증이나 독소, 인슐린 저항성과 같은 '진짜 범인'의 공격으로부터, 뇌세포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끈적한 '반창고'를 붙인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반창고를 떼어낸다고 상처가 낫지 않는 것처럼, 아밀로이드만 제거해서는 치매를 치료할 수 없었던 것이다.
3. 진짜 범인의 등장: '뇌의 인슐린 저항성 (제3형 당뇨병)'
- 뇌, 최고의 '포도당 포식자': 우리의 뇌는, 체중의 2%에 불과하지만, 우리 몸 전체 포도당 에너지의 20~25%를 소비하는, 최고의 '에너지 포식자'다. 뇌세포가 건강하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포도당 공급이 필수적이다.
- '뇌의 인슐린 저항성':
하지만 우리가 '대사증후군'에서 보았듯이, 만성적인 고혈당과 고인슐린혈증 상태가 지속되면, 근육이나 간세포뿐만 아니라 '뇌세포' 역시 인슐린의 명령에 저항하기 시작한다. 뇌세포가 포도당을 받아들이는 '문(GLUT)'을 닫아버리는 것이다. - 굶주리는 뇌세포:
이것이 바로 알츠하이머의 비극적인 시작이다. 뇌세포는 바로 눈앞에 에너지원인 포도당이 넘쳐나는데도, 문이 닫혀있어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하고 '굶어 죽어가는(Starvation)' 상태에 빠진다. 이렇게 에너지가 고갈된 뇌세포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기억을 저장하고 인출하는 능력을 상실하며, 결국 서서히 사멸하게 된다. - '제3형 당뇨병': 이러한 이유로, 수많은 뇌과학자는 이제 알츠하이머병을, 췌장에서 시작되는 1형, 2형 당뇨와는 다른, **'뇌'라는 장기에서 특이적으로 발생하는 '제3형 당뇨병(Type 3 Diabetes)'**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4. '장-뇌 축(Gut-Brain Axis)', 염증의 고속도로
- 장 누수와 뇌 염증: 무너진 장벽(장 누수)을 통해 혈액으로 유입된 염증 물질과 독소(LPS)는, 우리 몸의 가장 견고한 방어벽인 **'혈뇌장벽(Blood-Brain Barrier, BBB)'**마저 뚫고 들어가, 뇌에 직접적인 '만성 염증(Neuroinflammation)'을 일으킨다.
- 결론: 결국, 당신의 '잘못된 식습관'이 '장 누수'를 일으키고, 이는 '인슐린 저항성'과 '만성 염증'을 유발하여, 최종적으로 당신의 '뇌'를 파괴하는, 끔찍한 연쇄 파괴 시나리오가 완성되는 것이다.
알츠하이머는 더 이상 노화로 인한 피할 수 없는 운명이 아니다. 그것은 수십 년에 걸쳐, 당신의 '생활 습관'이 당신의 '뇌'를 서서히 굶기고 병들게 만든, '대사 질환'이다. 이 충격적인 진실은, 우리에게 절망이 아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한다. 뇌의 '대사'를 정상으로 되돌릴 수만 있다면, 우리는 기억의 소멸이라는 비극을 막을 수, 아니 어쩌면 되돌릴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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