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규 재평가 | 그는 '암살자'인가, '의사(義士)'인가
역사
작성자
biolove2
작성일
2025-09-13 14:29
조회
130
1979년 10월 26일 밤, 대한민국 권력의 심장부인 궁정동 안가에서 네 발의 총성이 울렸다.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의 총구에서 뿜어져 나온 총탄은, 18년간 대한민국을 철권으로 통치했던 대통령 박정희의 심장을 꿰뚫었다. 그는 누구인가? 대통령의 오랜 동향(경북 구미) 후배이자, 평생의 충복으로 여겨졌던 최측근인가? 아니면, 차지철 경호실장과의 권력 다툼에서 밀려나자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패배한 2인자'인가? 혹은, 그가 최후 진술에서 외쳤던 것처럼,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해 야수의 심정으로 유신의 심장을 쏜" 위대한 '의사(義士)'인가. 김재규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우리 현대사의 가장 뜨거운 논쟁거리로 남아있다.
범행 동기 ('민주화'와 '민족주의'):
① 유신 독재에 대한 환멸: 김재규는 중앙정보부장으로서, 유신 체제가 얼마나 많은 무고한 국민을 억압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지를 가장 가까이에서 목격했다. 그는 최후 진술에서 "민주주의를 위하여 야수의 심정으로 유신의 심장을 쏘았다", "나의 거사는 국민의, 민주주의의, 혁명이다"라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② '부마항쟁'의 충격: 1979년 10월, 부산과 마산에서 일어난 '부마민주항쟁'은 그의 결심을 굳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당시 차지철은 "캄보디아에서는 300만 명도 죽였는데, 우리가 100만~200만 명 정도 죽이는 게 뭐가 대수냐"며 강경 진압을 주장했고, 박정희 역시 이에 동조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김재규는 "더 이상 이대로 두면, 캄보디아의 킬링필드와 같은 끔찍한 국민 학살이 벌어질 수 있다"는 극도의 위기감을 느꼈다고 증언했다.
③ 미국의 경고와 민족주의: 그는 중앙정보부장으로서, 박정희의 핵무기 개발 시도와 인권 탄압에 대해 미국이 등을 돌리고 있으며, '한미 관계'가 파탄 직전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 각하, 정치를 좀 바로 하십시오. 미국이 우리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습니다"라고 여러 차례 직언했지만 묵살당했다고 한다. 그는 국가의 안위마저 위태롭게 하는 박정희의 독선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계획적 거사설':
김재규는 "나의 거사는 7년 전 유신 선포 때부터 계획된 것이며, 오늘이 바로 그날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거사 직후, 부하들에게 "육군참모총장(정승화)을 안전하게 모셔라"고 지시하며, 군을 장악하고 비상계엄을 통해 유신 헌법을 폐기하려 했던 '혁명 계획'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결론적으로, 김재규의 거사는 차지철과의 권력 암투라는 '개인적 동기'와, 유신 독재를 끝내야 한다는 '역사적 명분'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물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그가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다면, 부마항쟁은 끔찍한 유혈 사태로 번졌을 것이고, 박정희의 유신 독재는 훨씬 더 오랫동안 지속되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의 총성이 과연 '구국의 결단'이었는지, '권력욕의 발로'였는지에 대한 최종 평가는 역사에 맡겨져 있다. 하지만 그의 죽음으로 인해 대한민국이 '유신'이라는 길고 어두운 터널의 출구를 찾게 된 것만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다.
#김재규 #김재규재평가 #1026사태 #박정희 #유신독재 #부마항쟁 #민주화운동 #중앙정보부 #암살자인가의사인가 #역사 #한국사 #현대사 #역사적평가 #정치적격변
'암살자' 김재규: 신군부와 보수 진영의 시각
박정희 사후, 전두환을 중심으로 한 '신군부'는 재판 과정을 통해 김재규를 '권력욕에 눈이 먼 암살자'로 규정했다.- 범행 동기: "대통령의 총애를 받던 차지철 경호실장에 대한 질투와, 중앙정보부장으로서의 입지가 좁아진 것에 대한 불만 때문에, 내란을 목적으로 한 '패륜적인 하극상'을 저질렀다."
- '우발적 범행설': 궁정동 안가에서의 만찬 도중, 차지철의 오만한 언행과, 자신을 무시하는 듯한 박정희의 태도에 격분하여 '우발적으로' 총을 쏘았다는 주장이다.
- 평가: 이 관점에서, 그의 거사는 민주주의 회복과는 아무 상관없는, 지극히 개인적인 권력 투쟁의 실패가 낳은 참극일 뿐이다.
'의사(義士)' 김재규: 민주화 세력과 진보 진영의 재평가
시간이 흐르고, 그의 재판 기록과 옥중 진술, 그리고 주변인들의 증언이 공개되면서, 그를 '민주주의를 위한 의사'로 재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범행 동기 ('민주화'와 '민족주의'):
① 유신 독재에 대한 환멸: 김재규는 중앙정보부장으로서, 유신 체제가 얼마나 많은 무고한 국민을 억압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지를 가장 가까이에서 목격했다. 그는 최후 진술에서 "민주주의를 위하여 야수의 심정으로 유신의 심장을 쏘았다", "나의 거사는 국민의, 민주주의의, 혁명이다"라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② '부마항쟁'의 충격: 1979년 10월, 부산과 마산에서 일어난 '부마민주항쟁'은 그의 결심을 굳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당시 차지철은 "캄보디아에서는 300만 명도 죽였는데, 우리가 100만~200만 명 정도 죽이는 게 뭐가 대수냐"며 강경 진압을 주장했고, 박정희 역시 이에 동조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김재규는 "더 이상 이대로 두면, 캄보디아의 킬링필드와 같은 끔찍한 국민 학살이 벌어질 수 있다"는 극도의 위기감을 느꼈다고 증언했다.
③ 미국의 경고와 민족주의: 그는 중앙정보부장으로서, 박정희의 핵무기 개발 시도와 인권 탄압에 대해 미국이 등을 돌리고 있으며, '한미 관계'가 파탄 직전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 각하, 정치를 좀 바로 하십시오. 미국이 우리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습니다"라고 여러 차례 직언했지만 묵살당했다고 한다. 그는 국가의 안위마저 위태롭게 하는 박정희의 독선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계획적 거사설':
김재규는 "나의 거사는 7년 전 유신 선포 때부터 계획된 것이며, 오늘이 바로 그날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거사 직후, 부하들에게 "육군참모총장(정승화)을 안전하게 모셔라"고 지시하며, 군을 장악하고 비상계엄을 통해 유신 헌법을 폐기하려 했던 '혁명 계획'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결론적으로, 김재규의 거사는 차지철과의 권력 암투라는 '개인적 동기'와, 유신 독재를 끝내야 한다는 '역사적 명분'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물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그가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다면, 부마항쟁은 끔찍한 유혈 사태로 번졌을 것이고, 박정희의 유신 독재는 훨씬 더 오랫동안 지속되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의 총성이 과연 '구국의 결단'이었는지, '권력욕의 발로'였는지에 대한 최종 평가는 역사에 맡겨져 있다. 하지만 그의 죽음으로 인해 대한민국이 '유신'이라는 길고 어두운 터널의 출구를 찾게 된 것만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다.
#김재규 #김재규재평가 #1026사태 #박정희 #유신독재 #부마항쟁 #민주화운동 #중앙정보부 #암살자인가의사인가 #역사 #한국사 #현대사 #역사적평가 #정치적격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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