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그러나 혼돈 | '건국의 꿈'은 어떻게 분열되었나 (1945~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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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love2
작성일
2025-09-13 11:13
조회
73
1945년 8월 15일, 해방의 기쁨은 잠시였다. 일본이라는 공동의 적이 사라지자, 35년간 억눌려왔던 서로 다른 '건국의 꿈'들이 한반도라는 좁은 무대 위에서 폭발적으로 분출하며 충돌하기 시작했다. 해외에서 독립운동을 이끌었던 세력, 국내에서 묵묵히 해방을 준비했던 세력, 그리고 친일의 과거를 숨기고 새로운 기회를 엿보던 세력까지. 여기에 미국과 소련이라는 두 거인의 개입이 더해지면서, 해방 공간 3년의 역사는 희망과 좌절, 연합과 배신, 그리고 이념의 대립으로 점철된, 대한민국 건국의 가장 격렬하고도 슬펐던 서막이 되었다.
① 대한민국 임시정부 (김구, 이승만 등 우파 민족주의 세력):
② 조선건국준비위원회 (여운형, 안재홍 등 중도 좌파·우파 연합):
③ 남조선 공산당 (박헌영 등 좌파 공산주의 세력):
④ 친일파와 구 기득권 세력 (한민당 등):
결국, 해방 공간 3년의 역사는, 새로운 나라를 세우려는숭고한 꿈들이 외세의 개입과 내부의 분열, 그리고 청산되지 않은 과거의 망령에 의해 좌절되는 과정이었다. 친일파는 '애국자'로 둔갑하여 살아남았고, 좌우의 대립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으며, 한반도는 미국과 소련의 냉전 대리전쟁터가 될 운명에 처해졌다.
#해방정국 #건국준비위원회 #대한민국임시정부 #신탁통치 #반탁운동 #친일파청산실패 #반민특위 #좌우대립 #역사 #한국사 #현대사 #대한민국건국사 #해방의혼돈
1. 4개의 세력, 4개의 꿈: 누가 '새로운 나라'의 주인이 될 것인가?
해방 직후, 한반도에는 새로운 나라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4개의 주요 세력이 존재했다.① 대한민국 임시정부 (김구, 이승만 등 우파 민족주의 세력):
-
- 꿈: 상하이에서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야말로, 3.1 운동의 정신을 계승한 유일하고 합법적인 정부임을 내세웠다. 김구를 중심으로 한 강력한 민족주의 국가 건설을 꿈꿨다.
- 한계: 오랜 해외 망명 생활로 국내에 정치적 기반이 매우 취약했으며, 승전국인 연합국(특히 미국)으로부터 '정부'로 공식 인정받지 못한 채, '개인' 자격으로 귀국해야 하는 설움을 겪었다.
② 조선건국준비위원회 (여운형, 안재홍 등 중도 좌파·우파 연합):
-
- 꿈: 해방 직후,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것은 국내에서 독립을 준비하던 여운형이었다. 그는 '조선건국동맹'을 기반으로 좌우를 아우르는 '건국준비위원회(건준)'를 조직하고, 전국에 지부를 설치하여 행정과 치안을 담당하며 사실상의 '정부' 역할을 수행했다.
- 한계: 미군정은 이 자생적인 조직을 인정하지 않고 강제로 해산시켜 버렸으며, 내부의 좌우 대립이 격화되면서 결국 분열되고 만다.
③ 남조선 공산당 (박헌영 등 좌파 공산주의 세력):
-
- 꿈: 소련의 지원을 등에 업고, 한반도 전체에 노동자와 농민이 주인이 되는 '공산주의 혁명'을 꿈꿨다. 강력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노동자 총파업(9월 총파업), 대구 10월 항쟁 등을 주도하며 미군정과 격렬하게 대립했다.
④ 친일파와 구 기득권 세력 (한민당 등):
-
- 꿈: 그들의 유일한 꿈은 '생존'과 '기득권 유지'였다.
- 생존 전략: 이들은 해방이 되자마자 재빨리 '반공'이라는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고, 미군정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기 시작했다. 일제강점기 경찰과 관료였던 경험은, 한반도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던 미군정에게는 매우 유용한 '통치 도구'였다. 이들은 '한국민주당(한민당)'을 창당하여, 이승만과 연결되는 새로운 정치적 활로를 모색했다.
2. '신탁통치' 오보 소동: 좌우의 분열을 돌이킬 수 없게 만들다
- 모스크바 3상 회의(1945년 12월): 미국, 영국, 소련은 해방된 조선에 임시 민주주의 정부를 수립하고, 이를 돕기 위해 최대 5년간 미·영·소·중 4개국이 공동으로 관리하는 **'신탁통치'**를 실시할 수 있다는 결정을 내린다.
- '언론의 왜곡 보도'와 '반탁 운동': 이 소식이 국내에 전해지는 과정에서, 동아일보 등 우익 언론은 **"소련은 즉각적인 독립을 주장했으나, 미국이 신탁통치를 주장했다"**는 원문 내용과 달리, **"소련이 신탁통치를 주장했다"**는 충격적인 오보를 내보낸다.
- 결과: 이 오보를 계기로, 김구를 비롯한 우익 세력은 신탁통치를 '제2의 식민지배'로 규정하고 격렬한 **'반탁 운동'**을 전개했다. 반면, 회의의 본뜻을 파악한 박헌영 등 좌익 세력은 '모스크바 3상 회의 결정 지지(찬탁)'로 돌아서면서, 해방 정국은 **'반탁(우익) vs 찬탁(좌익)'**이라는, 더 이상 공존할 수 없는 극단적인 이념 대결의 장으로 변해버렸다.
3. '친일 청산'의 실패: 정의가 패배한 역사
- 미군정의 선택: 한반도에 진주한 미군정의 최우선 목표는 '정의의 실현'이 아닌, '안정적인 통치'와 '공산주의 확산 방지'였다. 그들에게는 항일 투사들보다, 영어가 통하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친일 관료와 경찰들이 훨씬 더 유용한 파트너였다.
- 친일 경찰과 관료의 부활: 그 결과, 일제강점기 민족을 탄압했던 친일 경찰과 관료들이, 미군정 아래에서 다시 치안과 행정을 담당하는 기막힌 상황이 벌어졌다. 이들은 자신들의 과거를 씻기 위해, 더욱더 극렬한 '반공 투사'가 되어 독립운동가들과 좌익 세력을 탄압하는 데 앞장섰다.
- 반민특위의 좌절: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가 구성되어 친일파 청산을 시도했지만, 이승만 정부와 친일 경찰 세력의 조직적인 방해로 결국 실패하고 해체되었다.
결국, 해방 공간 3년의 역사는, 새로운 나라를 세우려는숭고한 꿈들이 외세의 개입과 내부의 분열, 그리고 청산되지 않은 과거의 망령에 의해 좌절되는 과정이었다. 친일파는 '애국자'로 둔갑하여 살아남았고, 좌우의 대립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으며, 한반도는 미국과 소련의 냉전 대리전쟁터가 될 운명에 처해졌다.
#해방정국 #건국준비위원회 #대한민국임시정부 #신탁통치 #반탁운동 #친일파청산실패 #반민특위 #좌우대립 #역사 #한국사 #현대사 #대한민국건국사 #해방의혼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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