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외교.역사

명성황후 민비 : '믿을 놈 하나 없는' 고립된 왕비의 선택

작성자
biolove2
작성일
2025-09-13 08:16
조회
76
19세기 말, 명성황후가 서 있던 조선의 궁궐은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외로운 섬과도 같았습니다.

밖으로는: 쇄국의 문을 부수려는 일본과 서구 열강.

안으로는:
  • 평생의 정적(政敵)이자 시아버지인 흥선대원군.
  • 왕을 허수아비로 만들려는 사대부 관료들.
  • 급진적인 개혁으로 왕조 자체를 위협할 수 있는 개화파.
  • 무능하고 우유부단했던 남편 고종.
이런 상황에서, 그녀가 자신의 편을 만들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세력은, 결국 '피를 나눈 가족', 즉 민씨 척족뿐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최선'의 선택이 아니라, 어쩌면 '유일하게 가능한'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그놈들도 똑같은 짓을 했으니..." - 배신당한 신뢰

당신의 이 한마디는, 명성황후의 가장 큰 비극을 짚어내고 있습니다.
그녀는 '믿을 놈'이라고 생각했던 자신의 친족들에게, 국정을 운영할 권한을 맡겼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녀의 '개화 의지'나 '국가 경영'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들은 그저, 왕비라는 끈을 이용해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에만 혈안이 되었던 것입니다.

명성황후의 딜레마:

  • 민씨 척족의 부패와 전횡이 국정을 망치고 민심을 잃게 한다는 것을 그녀라고 왜 몰랐을까요?
  • 하지만 그들을 내치는 순간, 자신을 지켜줄 유일한 정치적 기반과 사병(私兵)이 사라지고, 곧바로 흥선대원군이나 다른 정적들의 공격에 노출될 수 있다는 공포가 그녀의 발목을 잡았을 것입니다.
결과: 결국 그녀는, 썩어가는 팔(민씨 척족)을 잘라내지 못하고, 그들과 함께 '부패한 기득권'이라는 비난을 뒤집어쓰는 운명 공동체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개인적 평가'의 재구성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비난할 내용은 크지 않다"는 평가는 다음과 같이 재구성될 수 있습니다.
  • 그녀는 '악인'이었다기보다, '유능하지만 한계가 명확했던' 비극적 인물이었다.
  • 죄가 있다면, 나라를 구하기 위한 '수단'으로 끌어들인 척족 세력의 탐욕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던 **'정치적 관리 능력의 한계'**일 것입니다.
  • 공이 있다면, 그 모든 혼란과 위기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일본'이라는 가장 직접적인 위협에 굴복하지 않고, 러시아를 끌어들여서라도 어떻게든 나라의 자주성을 지켜보려 했던 **'외교적 투쟁 의지'**일 것입니다.
결국, 명성황후는 '믿을 놈 하나 없는' 낡은 제국의 황혼 속에서, 어떻게든 나라의 운명을 자신의 손으로 개척해보려 했던 고독한 승부사였습니다. 비록 그 과정에서 수많은 실책을 저질렀고, 그 결과가 비극으로 끝났을지라도, 모든 책임을 그녀 한 사람에게만 묻는 것은 너무나 가혹한 평가일 수 있습니다. 그녀의 비극은, 곧 나라 전체가 망해가던 시대의 비극 그 자체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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