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외교.역사

세종의 땅, 백성을 먹이고 살리는 민본(民本) 과학

역사
작성자
biolove2
작성일
2025-09-12 14:54
조회
79
세종대-왕의 위대함은, 그의 시선이 하늘(천문)에만 머무르지 않고, 언제나 땅 위에서 굶주리고 병들어 고통받는 '백성'을 향해 있었다는 점에 있다. 그는 "백성은 나라의 근본(民惟邦本)"이라는 유교적 이상을, 말로만 외친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정책과 과학 기술로 실현해 낸 진정한 '애민(愛民) 군주'였다. 가뭄을 이겨낼 농사법을 연구하고, 백성이 쉽게 구할 수 있는 약재를 기록했으며, 억울한 옥살이를 막기 위한 법 제도를 정비한 그의 업적 속에는, 백성의 눈물을 닦아주려 했던 한 위대한 군주의 따뜻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1. 농업: '농사직설(農事直說)', 우리 땅에 맞는 농사법을 열다

  • 문제 인식: 당시 조선의 농사법은, 기후와 토양이 전혀 다른 중국의 농업 기술 서적에 의존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가뭄이나 홍수 등 기상 이변이 닥치면 속수무책으로 굶주려야 했다.
  • 세종의 해결책: 세종은 "우리 땅에는 우리 땅에 맞는 농사법이 따로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정초, 변효문 등 학자들에게 명하여, 전국 각지의 나이 든 농부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그들이 평생의 경험으로 터득한 '우리 풍토에 맞는' 농사 비법들을 수집하고 기록하게 했다.
  • 『농사직설』의 탄생 (1429년): 이렇게 탄생한 『농사직설』은, 한자로 쓰인 어려운 중국 농서가 아니라, 실제 조선의 농부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인, 세계 최초의 '우리나라 맞춤형' 농업 기술 서적이었다. 이 책은 볍씨를 고르는 법부터, 가뭄을 이겨내는 '직파법'까지, 백성들이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실용적인 지식으로 가득했다. 이것은 백성을 '가르쳐야 할 대상'이 아닌, '배워야 할 지혜의 원천'으로 여겼던 세종의 겸손한 민본사상을 보여주는 위대한 업적이다.



2. 의학: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 우리 약재로 병을 고치다

  • 문제 인식: 당시 의술은 값비싼 중국산 수입 약재에 의존하고 있었기에, 가난한 백성들은 아파도 약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죽어가는 경우가 허다했다.
  • 세종의 해결책: "우리 땅에서 나는 풀과 나무(향약, 鄕藥) 중에도 분명 좋은 약재가 있을 것이다." 세종은 유효통, 노중례 등 의관들에게 명하여, 전국 각지에서 자생하는 약초들을 채집하고, 그 효능을 연구하여 체계적으로 정리하게 했다.
  • 『향약집성방』의 탄생 (1433년): 이 책은 우리 땅에서 나는 700여 가지의 토종 약재에 대한 효능과 처방을 집대성한, 우리 실정에 맞는 '자주적인 의학 백과사전'이었다. 더 나아가, 세종은 이 책의 핵심 내용을 그림과 함께 한글로 쉽게 풀어 쓴 **『의방유취(醫方類聚)』**까지 편찬하여, 의학 지식이 없는 백성들도 쉽게 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백성의 '생명권'을 지켜주려 했던 세종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위대한 편찬 사업이었다.



3. 공법(貢法)과 법률: 억울함을 막기 위한 시스템 개혁

공법(貢法) 제정 (조세 개혁):
    • 문제 인식: 당시의 세금 제도는 풍년이든 흉년이든 똑같은 액수를 내는 방식이라, 흉년이 들면 백성들의 고통이 극심했다.
    • 세종의 해결책: 세종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려 15년간의 연구와, **전국 17만 명의 백성들에게 직접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에 가까운 여론조사를 거쳐, 토지의 비옥도와 그해의 풍흉에 따라 세금을 차등적으로 내게 하는 합리적인 조세 제도 **'공법'**을 완성했다.
사형수 삼복제(三覆制): 억울한 죽음을 막기 위해, 사형에 해당하는 죄수는 반드시 3개의 다른 기관(의금부, 사헌부, 왕)에서 3번에 걸쳐 심리하도록 하여, 단 한 명의 억울한 사형수도 나오지 않도록 하는 신중한 사법 제도를 만들었다.

 

하늘의 움직임을 읽어 백성에게 시간을 알려주고, 땅의 이치를 연구하여 백성을 굶주림에서 구했으며, 사람의 몸을 탐구하여 백성을 질병에서 구하고, 제도를 개혁하여 백성의 억울함을 풀어주려 했던 군주. 세종대왕이 '성군'으로 불리는 이유는, 단순히 몇 개의 위대한 발명품 때문이 아니라, 그의 모든 생각과 정책의 최종 목적지가 언제나 '백성'을 향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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