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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해의 두 얼굴 | '고구려 지배층'과 '해동성국의 문화'

역사
작성자
biolove2
작성일
2025-09-12 03:41
조회
73
우리는 발해가 고구려를 계승한 북방의 제국임을 확인했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 그리고 국내의 일부 학자들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발해 인구의 다수는 말갈족이 아니었는가?", "그렇다면 발해를 과연 고구려의 역사라고 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발해의 '민족 구성'과, '해동성국(海東盛國)'이라 불렸던 그 찬란했던 '문화'의 실체를 들여다보아야 한다. 그 속에는 발해가 명백히 고구려의 DNA를 이어받았다는 증거들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1. 지배층과 피지배층: '고구려의 머리'와 '말갈의 몸'

발해는 여러 민족이 함께 어우러져 살았던 '다민족 국가'였다. 하지만 그 사회 구조는 명확한 위계를 가지고 있었다.

지배층 (소수의 고구려 유민):
    1. 구성: 왕족인 대(大)씨를 비롯하여 고(高)씨, 장(張)씨, 양(楊)씨 등 고구려계 성씨를 가진 귀족들이 국가의 핵심 지배층을 형성했다. 대조영과 함께 건국을 이끌었던 고구려의 장군, 관료, 지식인 그룹이다.
    2. 역할: 이들은 중앙 정부의 요직을 독점하고, 발해의 정치, 군사, 외교, 문화 등 모든 시스템을 **'고구려식'**으로 설계하고 운영했다. 발해는 '고구려'라는 정체성을 가진 '머리'가 이끄는 나라였다.
피지배층 (다수의 말갈족):
    1. 구성: 발해의 영토에 살고 있던 다수의 주민은, 과거 고구려의 지배를 받았던 속말말갈, 흑수말갈 등 여러 계통의 말갈족이었다.
    2. 역할: 이들은 주로 지방에 거주하며 농경과 수렵, 목축에 종사했으며, 발해의 군사력을 이루는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
'민족 구성' 논란에 대한 반박:
    1. 중국의 논리 (동북공정): "인구의 다수가 말갈족(중국 소수민족의 조상)이었으므로, 발해는 중국의 지방 정권이다."
    2. 우리의 반박: 한 국가의 정체성은 단순히 인구의 숫자로만 결정되지 않는다. 그 나라를 이끌어가는 **'지배층의 정체성'과 '국가 시스템의 계승성'**이 훨씬 더 중요하다.
      1. 예시 1 (정복 왕조): 소수의 몽골족이 다수의 한족을 지배했던 '원나라'나, 소수의 만주족이 지배했던 '청나라'를 누구도 '한족의 나라'라고 부르지 않는다.
      2. 예시 2 (미국): 다양한 인종이 섞여 사는 미국을, 소수 인디언의 나라가 아닌, 국가를 건국하고 시스템을 만든 '영국계 백인'의 후예 국가로 인식하는 것과 같다.
    3. 결론: 발해는 **'소수의 고구려인이 다수의 말갈인을 지배하며, 고구려의 시스템과 문화를 이식한 나라'**였다. 따라서 그 정체성은 명백히 '고구려 계승 국가'에 있다.



2. '해동성국'의 문화: 곳곳에 살아 숨 쉬는 고구려의 DNA

'바다 동쪽의 융성한 나라'라는 칭송은 빈말이 아니었다. 발해의 유물과 유적은, 고구려의 문화를 그대로 이어받아 더욱 발전시킨 수준 높은 문화 강국이었음을 증명한다.
  • 수도 상경성: 당나라 장안성을 본떴지만, 궁궐과 사찰의 배치, 온돌 시설 등 기본적인 도시 구조는 고구려의 안학궁을 계승했다.
  • 고분 양식: 발해 지배층의 무덤인 정혜공주묘와 정효공주묘는, 고구려의 특징적인 무덤 양식인 **'굴식 돌방무덤'**과 **'모줄임 천장 구조'**를 그대로 빼닮았다.
  • 기와와 불상: 발해의 유적지에서 출토되는 연꽃무늬 수막새 기와는 고구려의 기와와 그 문양이 거의 동일하다. 또한, 두 부처가 나란히 앉아있는 **'이불병좌상(二佛並坐像)'**은 고구려에서 유행했던 독특한 불상 양식으로, 발해가 고구려의 불교 신앙을 계승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다.
  • 온돌 문화: 발해의 궁궐터와 절터, 귀족들의 집터에서는 예외 없이 고구려의 상징과도 같은 '온돌' 장치가 발견된다. 이는 발해 지배층의 생활 문화가 완벽하게 고구려식이었음을 증명한다.
  • 독자적인 문화: 단순히 고구려를 모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당나라 등 주변국의 문화를 주체적으로 수용하여 독자적인 양식을 만들어냈다. 발해의 석등이나 자기(陶器)는 고구려의 힘과 당나라의 세련미가 결합된, 국제적이고 독창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발해는 인구 구성은 다민족적이었을지라도, 그 '머리(지배층)'와 '심장(문화)'은 완벽하게 '고구려'였던 나라다. 발해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은, 고구려 멸망 이후 만주 벌판을 되찾고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이어갔던 위대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우리 손으로 찢어버리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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