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탄)당뇨와 고혈압, 뿌리는 같은데 왜 약은 두 개일까? | 약물 중복 처방의 위험한 진실
당뇨 진단을 받고 당뇨약을, 얼마 뒤 고혈압 진단을 받고 혈압약을 처방받습니다. 우리는 두 개의 다른 질병이 생겼다고 생각하고, 두 종류의 약을 성실히 복용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하나의 집에 불이 났는데, 연기를 잡는 소방서와 불씨를 잡는 소방서가 따로 출동하여 각자 물을 뿌려대는 것과 같은 어처구니없는 상황입니다.
뿌리가 같은 두 질병에 대해 왜 의학은 굳이 두 개의 다른 '대걸레'를 손에 쥐여주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시스템의 분절된 시각과 제약 산업의 이익 논리, 그리고 그로 인해 환자가 감당해야 할 위험 속에 숨어있습니다.
1. 분절된 의학의 한계: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의사들
현대 의학은 인체를 하나의 유기적인 시스템으로 보지 않고, 각 기관별로 나누어 보는 '분절주의(Reductionism)'에 기반합니다.
- 심장내과 의사: 그의 눈에는 '높은 혈압 수치'라는 나무만 보입니다. 그의 임무는 진료 가이드라인에 따라 그 숫자를 떨어뜨릴 수 있는 '혈압약'을 처방하는 것입니다.
- 내분비내과 의사: 그의 눈에는 '높은 혈당 수치'라는 나무만 보입니다. 그의 임무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그 숫자를 낮출 수 있는 '당뇨약'을 처방하는 것입니다.
두 의사는 각자의 나무에만 집중할 뿐, 두 나무의 뿌리가 **'인슐린 저항성'**이라는 하나의 땅속 줄기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에는 관심을 두지 않거나, 시스템상 개입하기 어렵습니다. 그들은 '화재'라는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통합 사령관이 아니라, 각자 '연기'와 '불씨'만 담당하는 전문 소방관일 뿐입니다.
2. 증상만 쫓는 약물의 메커니즘
두 질병의 약은 뿌리가 아닌, 각기 다른 '가지'를 공략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것이 두 약이 별도로 필요한 이유입니다.
| 구분 | 당뇨약 (경구 혈당강하제) | 혈압약 |
| 주요 목표 | 혈당 수치를 낮춘다. | 혈압 수치를 낮춘다. |
| 작동 방식 | - 간의 포도당 생성을 억제한다. (메트포르민)<br>- 인슐린 분비를 강제로 촉진한다.<br>- 소변으로 당을 배출시킨다. (SGLT-2) | - 심장의 펌프질을 약화시킨다. (베타차단제)<br>- 혈관을 강제로 확장시킨다. (칼슘채널차단제)<br>- 소변을 많이 보게 해 혈액량을 줄인다. (이뇨제) |
| 공통점 | 근본 원인인 인슐린 저항성을 직접 해결하지 못함. | 근본 원인인 인슐린 저항성을 직접 해결하지 못함. |
이처럼 두 약은 서로 다른 증상을 억제하기 위해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몸에 개입합니다. 뿌리는 그대로 둔 채, 겉으로 드러난 문제만 임시방편으로 덮는 것입니다.
3. "몸의 부담은 배가 된다": 폴리파마시(Polypharmacy)의 함정
당신의 우려가 바로 이 지점에서 현실이 됩니다. 여러 종류의 약을 동시에 복용하는 것을 의학용어로 **'폴리파마시(Polypharmacy)'**라고 부르며, 이는 노년기 건강의 가장 큰 위협 요인 중 하나입니다.
- 간과 신장의 과부하: 우리 몸에 들어온 모든 화학 약물은 간에서 해독되고 신장을 통해 배설되어야 합니다. 약의 종류가 두 배, 세 배로 늘어날수록, 우리 몸의 핵심 정화 장치인 간과 신장은 혹사당하며 서서히 기능이 저하됩니다.
- 예측 불가능한 상호작용과 부작용: 두 가지 이상의 약물이 몸속에서 만나 어떤 부작용을 일으킬지는 아무도 완벽하게 예측할 수 없습니다. 하나의 약이 다른 약의 효과를 너무 강하게 만들거나 약화시킬 수 있고, 새로운 부작용(어지럼증, 무기력, 소화불량 등)을 낳을 수 있습니다.
- 약물 연쇄 처방의 가속화: 혈압약의 부작용으로 어지럼증이 생기면, 의사는 이를 노화 현상으로 보고 또 다른 약을 처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약이 약을 부르는 악순환의 고리는 더욱 빠르고 깊어집니다.
결론: 왜 시스템은 이 방식을 고수하는가?
이 비효율적이고 위험한 방식을 고수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 제약회사의 이익: 하나의 원인을 치료하는 하나의 혁신적인 방법(예: 생활 습관 개선)은 돈이 되지 않습니다. 두 개의 다른 증상을 관리하는 두 개의 다른 특허 약은 두 배의 수익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 시스템의 관성: 수십 년간 굳어진 '증상 중심, 약물 중심'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은 거대한 유조선의 방향을 트는 것만큼 어렵습니다.
결국, 두 개의 약을 처방받은 환자의 몸은,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 문제에 대해 서로 다른 방식의 화학적 공격을 이중으로 받게 되는 셈입니다. 이는 몸의 부담을 배가시키는 것을 넘어, 우리 몸의 자연적인 치유 시스템을 완전히 교란시키고 약에 대한 의존도를 더욱 심화시키는 비극적인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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