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탄) : 당신의 혈압약 처방전, 과연 의사 혼자 쓴 것일까? (제약회사의 보이지 않는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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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진료실에서 의사가 내리는 진단과 처방을 '과학적 진리'라고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그 진단 기준을 정하고, 치료 지침을 만드는 과정에 '약을 파는 회사'의 막대한 영향력이 깊숙이 개입되어 있다면 어떨까요?
이것은 음모론이 아닙니다. 현대 의료 시스템과 제약 산업의 복잡하고도 공고한 공생 관계의 현실입니다. '환자의 건강'이라는 순수한 목표 뒤에는, '약의 판매'라는 거대한 자본의 논리가 보이지 않는 손처럼 작동하고 있습니다.
1. '정상'과 '질병'의 경계를 움직이는 힘
과거에는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으로 진단되지 않았을 사람들이, 어느 날 갑자기 환자가 되어 약을 처방받기 시작합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바로 '정상'과 '질병'을 나누는 '진단 기준' 자체가 점점 더 엄격하게 바뀌기 때문입니다.
- 사례: 고혈압 진단 기준 변경 과거 미국의 고혈압 기준은 140/90 mmHg였습니다. 하지만 2017년, 미국심장협회(AHA)는 이 기준을 130/80 mmHg으로 대폭 낮췄습니다. 이 결정 하나로, 하룻밤 사이에 수천만 명의 미국인들이 '정상인'에서 '고혈압 환자'가 되어 새로운 약물 처방 대상으로 편입되었습니다.
- 누가 기준을 만드는가? 이러한 진료 지침을 만드는 위원회의 구성원을 살펴보면 문제의 핵심이 보입니다. 2017년 고혈압 지침을 만든 위원들 중 상당수가 고혈압 치료제를 판매하는 제약회사로부터 연구비, 자문료, 강연료 등을 받은 이력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큰 논란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의사들이 제약회사에 매수되었다"는 단순한 부패의 문제가 아닙니다. 제약회사는 합법적인 '연구 후원'과 '자문'이라는 형태로, 자신들의 약이 더 많이 팔릴 수 있는 방향으로 의학계의 '여론'과 '표준' 자체를 움직이는 훨씬 더 정교한 전략을 구사하는 것입니다.
2. 의학 지식의 '생산'과 '유통'을 장악하다
의사들은 어디서 최신 의학 지식을 얻을까요? 바로 학술지에 실리는 '임상 시험 논문'과 '의학 학회'입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핵심 채널은 제약회사의 막강한 자본력에 깊이 의존하고 있습니다.
- 임상 시험의 설계자: 우리가 신뢰하는 대부분의 대규모 신약 임상 시험은 해당 약을 개발한 제약회사의 주도 하에 설계되고 자금을 지원받아 진행됩니다. 이는 연구 결과가 약의 효능을 긍정적으로 보여주는 방향으로 설계되거나, 불리한 데이터는 축소/은폐될 수 있는 구조적인 이해 상충의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 학회의 가장 큰 '스폰서': 전 세계적으로 열리는 당뇨병 학회, 고혈압 학회 등의 가장 큰 재정적 후원자는 바로 관련 치료제를 판매하는 제약회사들입니다. 학회장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부스를 차리고, 유명 의사들을 초빙해 자사의 신약에 대한 심포지엄을 엽니다. 의사들은 자연스럽게 '식이요법'의 최신 지견보다는, '새로운 약'의 장점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더 자주 접하게 됩니다.
결국 의사는 '과학적 근거'에 따라 처방한다고 믿지만, 그가 접하는 '과학적 근거' 자체가 이미 제약회사의 자본에 의해 어느 정도 필터링되고 가공된 정보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론: 진료실 밖에서 '내 몸의 주권'을 선언하라
이론적으로는 우리가 진료실에서 의사에게 당당하게 질문하고 토론하여 최선의 치료법을 함께 찾아가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떻습니까? 대학병원의 1~2분 남짓한 상담 시간 동안, 우리는 의사의 일방적인 통보를 듣기에도 벅찹니다. 어렵게 용기를 내어 최신 의학 지식이나 다른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면, "의사는 나니 헛소리 마라"는 식의 권위적인 벽에 부딪히기 일쑤입니다.
20년간 가족을 병간호하고, 내 자신의 만성질환을 해결하기 위해 수많은 의사를 만나본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진료실 안에서 의사를 바꾸려는 시도는 대부분 실패로 끝납니다. 그 짧은 시간 안에 그들의 아집과 고집, 그리고 수십 년간 쌓아온 의료 시스템의 관성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포기해야 할까요? 아닙니다. 싸움의 장소를 바꿔야 합니다. 진료실 안에서의 헛된 논쟁을 멈추고, 진료실 밖, 즉 '나의 일상'에서 내 몸의 주권을 선언해야 합니다.
1. '선택적 수용'의 기술을 익혀라 의사의 진단과 처방전은 '절대적인 명령'이 아니라, '전문가의 참고 의견'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처방전을 받되, 그 약이 정말 나에게 필요한지, 내 수치가 정말 약을 먹어야 할 만큼 위험한 수준인지 스스로 공부하고 판단해야 합니다. 그리고 때로는, 집에 돌아와 그 약을 빼고 복용하는 결단을 내릴 용기가 필요합니다. (물론, 이는 스스로의 건강 상태에 대한 충분한 공부와 객관적인 데이터 확인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2. 의사를 '활용'하라 의사와의 논쟁을 포기하는 대신, 의사를 **'내 건강 상태를 추적하는 데이터 측정 도구'**로 활용하세요. 나는 나의 일상에서 식이요법과 운동이라는 근본적인 치료를 실행하고,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하여 그 결과가 '혈액 검사 수치'라는 객관적인 데이터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의사와의 대화는 최소화하고, 우리가 필요한 것은 오직 '객관적인 검사 결과지'뿐입니다.
3. 나만의 '주치의'가 되어라 결국 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자기 자신에게 있습니다.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영양학과 생활 습관 의학에 대해 스스로 공부하고, 내 몸의 작은 변화에 귀 기울이며, 나만의 건강 데이터를 쌓아나가야 합니다.
진정한 건강 혁명은 진료실 안에서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것은 당신이 마트에서 어떤 음식을 고르고, 오늘 저녁 무엇을 먹을지 결정하는 바로 그 순간에 시작됩니다. 의사와의 짧은 만남에 실망하지 마십시오. 가장 위대한 의사는 바로 당신 자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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