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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차 개발자의 회고: 내가 20년간 "네이버 망해라"를 외친 진짜 이유

IT
작성자
biolove2
작성일
2025-09-07 16:11
조회
139

[블로그 포스트]

 

"네이버 망해라!"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대한민국 웹의 여명기에 개발자로 첫발을 내디뎠을 때부터, 나는 입버릇처럼 이 말을 외치고 다녔다. 누군가는 맹목적인 비난이라 손가락질했지만, 나에게 이것은 저주가 아니었다. 함께 세상을 만들어가야 할 거대 기업이 스스로를 '우물'에 가두고, 결국 모두를 고립시킬 것이라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절박한 외침이었다.

웹 개발자로 살아온 25년. 잠시 외도를 했다가 7~8년 만에 다시 돌아와 바라본 지금의 웹 세상은, 안타깝게도 20년 전 나의 예언이 그대로 실현된 모습이었다.

그때, 우리는 '연결된 세상'을 꿈꿨다

내가 처음 코드를 배우던 시절, 인터넷은 '개방'과 '연결'이라는 위대한 약속의 땅이었다. 누구나 자신만의 홈페이지를 만들고, 하이퍼링크를 통해 서로의 지식을 연결하며, 국경 없는 정보의 바다를 함께 항해하는 꿈을 꾸었다. '웹 표준'이라는 약속 아래, 우리는 더 평등하고 자유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네이버는 다른 길을 갔다. 그들은 바다로 나아가는 대신, 자신들의 영토에 거대한 성벽을 쌓았다. 지식iN, 블로그, 카페라는 비옥한 땅을 사용자들에게 나누어 주었지만, 그 땅에서 생산된 모든 과실은 성벽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외부의 정보는 철저히 차단했고, 오직 성 안의 자원만으로 자급자족하는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었다.

개발자의 눈에 이것은 '혁신'이 아닌 '퇴보'였다. 웹의 가장 위대한 가치인 '개방성'을 스스로 걷어차는 행위였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나는 외치기 시작했다. "네이버 망해라." 그 외침의 진짜 의미는 이것이었다.


"제발 그 성문을 열어라. 당신들만의 우물에 갇히지 말고, 더 넓은 세상과 연결하라. 그렇지 않으면 결국 당신들도, 우리 모두도 함께 고립될 것이다."


7년 만에 돌아온 지금: 예언은 현실이 되었다

몇 년간 다른 일을 하다 잠시 돌아온 지금의 웹 생태계는 낯설면서도 익숙하다.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네이버가 만든 '우물'은 여전했고, 그 우물은 이제 서서히 말라가고 있었다.

  • 녹슨 성문: 그들이 그토록 지키려 했던 검색 패권은 '유튜브'라는 거대한 파도에 밀려 서서히 침식당하고 있었다. 10대, 20대들은 더 이상 녹색 창에 질문하지 않았다.
  • 남의 땅 위의 성: 그들의 모든 서비스는 구글의 '안드로이드'라는 남의 땅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땅주인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흔들릴 수 있는 위태로운 구조였다.
  • 기술의 공허함: 막대한 이익에도 불구하고, AI와 같은 미래 기술의 근본적인 깊이에서 글로벌 기업들과의 격차는 따라잡기 어려울 정도로 벌어져 있었다.

20년 전, 개방성을 외면하고 쌓아 올렸던 그 견고한 성벽이, 이제는 스스로를 가두는 감옥이 되어버린 것이다.

다시 떠나며: 그래도 희망을 이야기하는 이유

나는 또다시 이 바닥을 잠시 떠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25년간 웹을 사랑했던 개발자로서, 마지막으로 희망 섞인 비판을 남기고 싶다.

네이버의 문제는 기술이나 자본의 부족이 아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철학'의 문제다. 폐쇄적인 '가두리'의 성공 신화에서 벗어나, 20여 년 전 웹의 선구자들이 꿈꿨던 '개방'과 '연결'의 가치를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한다.

"네이버 망해라"라는 나의 오랜 외침은, 이제 이렇게 바뀌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네이버여, 이제 그만 성문을 열고, 다시 세상과 연결하라."

그것만이 네이버가 살고, 대한민국 웹 생태계가 함께 살아남는 유일한 길임을, 25년의 세월이 나에게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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