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탐구

[호르몬 6부] "먹어도 배고픈 당신", '렙틴 저항성'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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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iolove2
작성일
2025-09-17 15:33
조회
178

"딱 한 숟가락만 더..." 배는 부른데도, 뇌는 끊임없이 "더 먹어!"라고 명령한다.

밤늦게 TV를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배달 앱을 켜고 치킨을 주문하고 만다.

이것은 결코 당신의 '의지'나 '식탐'이 유별나서가 아니다.

당신의 뇌가, "이제 그만 먹어!"라는 중요한 신호를 듣지 못하는 '귀머거리' 상태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우리 몸의 식욕은, '공복 호르몬' **그렐린(Ghrelin)**과 '포만감 호르몬' **렙틴(Leptin)**이라는 두 지휘관의 정교한 균형에 의해 조절된다.

하지만 현대인의 잘못된 식습관과 생활 습관은, 이 균형을 처참하게 무너뜨리고, '렙틴'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렙틴 저항성(Leptin Resistance)'**이라는 최악의 상태를 만들어낸다.


'그렐린'과 '렙틴': 식욕의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그렐린 (Ghrelin) - "배고프다, 밥 줘!" (가속 페달):

    • 분비 장소: 주로 '위(Stomach)'에서 분비된다.
    • 작동 원리: 위가 비어있으면 그렐린 수치가 높아지고, 이는 뇌의 시상하부로 가서 "에너지가 부족하니, 음식을 찾아라!"라는 강력한 '공복' 신호를 보낸다.

렙틴 (Leptin) - "배부르다, 그만 먹어!" (브레이크):

    • 분비 장소: 주로 '지방세포(Fat Cells)'에서 분비된다.
    • 작동 원리: 음식을 먹어 지방세포에 에너지가 충분히 저장되면, 지방세포는 '렙틴'을 분비한다. 이 렙틴이 뇌의 시상하부에 도달하면, "에너지 창고가 가득 찼으니, 이제 식욕을 끄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여 에너지를 태워라!"라는 '포만감' 신호를 보낸다.

건강한 몸에서, 이 두 호르몬은 완벽한 시소게임을 하며 우리의 체중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렙틴 저항성', 브레이크가 고장 난 폭주 기관차

문제는, '비만' 상태, 즉 우리 몸에 지방세포가 너무 많아질 때 발생한다.

'고렙틴혈증'의 역설: 지방세포가 많아지면, 당연히 '렙틴'도 엄청나게 많이 분비된다(고렙틴혈증).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렙틴이 많아졌으니 식욕은 억제되고, 신진대사는 활발해져 살이 빠져야 한다.

뇌가 귀를 막다: 하지만, 우리가 '인슐린 저항성'에서 보았던 것과 똑같은 비극이 뇌에서 벌어진다. 렙틴의 끊임없는 고함 소리("그만 먹어!")에 지쳐버린 뇌의 시상하부는, 이 신호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렙틴 수용체'의 문을 닫아버린다.

결과: '렙틴 저항성'
이제 뇌는, 혈액 속에 렙틴이 넘쳐나는데도 불구하고, "렙틴이 부족하다. 우리 몸은 지금 굶주리고 있다!" 라고 심각하게 착각하기 시작한다.

끔찍한 악순환:

 

→ 식욕 폭발: 뇌는 '기아 상태'라고 판단하고, "더 먹어라!"고 식욕 스위치를 켠다.

→ 신진대사 저하: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우리 몸의 신진대사 속도를 늦추고, 몸을 '에너지 절약 모드'로 전환시킨다.

→ 체중 증가: 먹는 족족 지방으로 저장하고, 에너지는 태우지 않으니, 살은 더욱더 찌게 된다.

→ 렙틴 저항성 악화: 살이 찔수록 지방세포는 더 많은 렙틴을 분비하고, 뇌는 렙틴의 목소리에 더욱더 귀를 막아버리는 최악의 악순환이 완성된다.


렙틴 저항성을 깨뜨리는 법

고장 난 '브레이크(렙틴)'를 수리하는 방법은, '인슐린 저항성'을 해결하는 방법과 놀랍도록 똑같다.

① '염증'을 줄여라: 만성 염증, 특히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한 염증은, 뇌의 시상하부에 손상을 입혀 렙틴 저항성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이다. **설탕, 정제 탄수화물, 가공식품을 끊고, '항염증 식단'**으로 전환해야 한다.

② '과당'을 피하라: 액상과당과 같은 과당은, 렙틴 저항성을 유발하는 가장 직접적인 범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③ '수면'을 사수하라: 수면이 부족하면, 공복 호르몬 '그렐린'은 폭증하고, 포만감 호르몬 '렙틴'은 급감한다. 밤늦게까지 깨어있으면 야식의 유혹을 이기기 힘든 것은, 당신의 의지 문제가 아닌 '호르몬의 반란' 때문이다.

④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라: 아침 식사에서 충분한 양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은, 하루 종일 렙틴 민감성을 높여 포만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당신이 다이어트에 번번이 실패하는 이유는, 당신의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다. 당신의 '뇌'가 렙틴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병'에 걸렸기 때문이다. 칼로리 계산을 멈추고, 당신의 뇌와 호르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 그것이 지긋지긋한 식탐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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