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쩍 피곤하네요.",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기운이 하나도 없어요." 수많은, 특히 중년 여성이 입버릇처럼 하는 이 말 뒤에는, 단순한 피로나 노화가 아닌, **'하시모토 갑상선염(Hashimoto's Thyroiditis)'**이라는 이름의 '자가면역질환'이 숨어있을지 모른다. 이것은 우리 몸의 면역계가, 에너지 대사와 신진대사의 총사령관인 **'갑상선'**을 적으로 오인하여, 수년에 걸쳐 서서히, 그리고 조용히 파괴해나가는 병이다. 병원에서는 혈액 검사 수치가 '정상 범위'에 있다는 이유로 "아무 문제없다"고 말하지만, 당신의 몸은 이미 서서히 엔진이 꺼져가는 자동차처럼 활력을 잃어가고 있을 수 있다.

1단계 (공감): 검사에는 잡히지 않는 '가짜 정상'의 고통

하시모토 갑상선염의 초기 증상은, 너무나 평범해서 병이라고 인지하기조차 어렵다.

주요 증상 (갑상선 기능 저하증):

① 설명할 수 없는 만성 피로: 잠을 충분히 자도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고, 오후만 되면 기운이 하나도 없다.

② 추위 민감성: 다른 사람들은 덥다고 하는데, 나만 손발이 차고 춥게 느껴진다.

③ 체중 증가: 먹는 양은 똑같은데도 자꾸 살이 찌고, 다이어트를 해도 살이 잘 빠지지 않는다.

④ 정신적 증상: 머리가 안개 낀 것처럼 멍하고(브레인 포그), 기억력이 감퇴하며, 이유 없는 우울감이나 무기력감에 빠진다.

⑤ 외형적 변화: 피부가 건조하고 거칠어지며, 머리카락이 푸석해지고 많이 빠진다. 목소리가 쉬거나 변비가 생기기도 한다.

병원의 진단 한계: 이런 증상으로 병원을 찾아도, 일반적인 갑상선 기능 검사(TSH, T4) 수치가 '정상 범위' 안에 있으면, "갑상선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스트레스성이거나 갱년기 증상일 수 있겠네요"라는 애매한 진단을 받기 일쑤다.

2단계 (폭로): 범인은 '호르몬 부족'이 아닌, '면역계의 공격'

주류 의학은 갑상선 기능 저하를, 단순히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한 상태'로만 본다. 그래서 치료법도 '부족한 호르몬을 약(신지로이드 등)으로 보충'하는 것에만 머무른다. 하지만 이것은 결과일 뿐, 원인이 아니다.

• 하시모토의 본질: 하시모토 갑상선염의 진짜 문제는, 호르몬 부족이 아니라, **'내 면역계가 지금 이 순간에도 내 갑상선을 계속해서 공격하고 파괴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다.
• '자가항체'라는 증거: 이 공격의 증거는, 혈액 속의 '갑상선 자가항체(Anti-TPO Ab, Anti-Tg Ab)' 수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 항체 수치가 높다는 것은, 내 면역계가 갑상선을 공격할 '미사일'을 대량 생산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다. (하지만 많은 병원에서 이 항체 검사를 기본적으로 해주지 않는 것이 문제다.)
• 왜 공격하는가? (분자 구조 모방):
  이 끔찍한 오인 사격의 방아쇠 역시, 대부분 **'장 누수(Leaky Gut)'**에서 시작된다. 장벽을 뚫고 들어온 글루텐(밀가루) 단백질의 분자 구조는, 우리 갑상선 조직의 분자 구조와 매우 유사하다. 면역계는 글루텐을 공격하기 위해 만든 항체로, 비슷하게 생긴 우리 갑상선을 '적으로 착각'하여 함께 공격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3단계 (증명): '글루텐'과 '하시모토'의 위험한 관계

• 과학적 증거: 수많은 최신 연구 논문들이, **'글루텐 불내증(Gluten Intolerance)' 또는 '셀리악병'**과 '하시모토 갑상선염' 사이에 매우 강력한 연관 관계가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 논문의 결론: 세계적인 내분비학 저널 『Endocrine Connection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하시모토 갑상선염 환자들에게 '글루텐 프리(Gluten-Free)' 식단을 시행했을 때, 갑상선 자가항체 수치가 유의미하게 감소하고, 갑상선 기능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이는 글루텐이 하시모토를 유발하고 악화시키는 핵심적인 '방아쇠'임을 시사한다.

4.단계 (제안): '호르몬 보충'을 넘어, '면역계의 전쟁'을 멈추는 법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하는 것은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불타고 있는 공장에 페인트칠만 새로 하는 것과 같다. 공장을 공격하는 '방화범(면역계)'을 잡아야 한다.

① '글루텐'과 '유제품'을 즉시 중단하라: 이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하시모토 환자에게 글루텐은 '독(毒)'과 같다. 최소 3개월 이상 이 두 가지를 완전히 끊어내고, 몸의 변화를 느껴보라.

② '장 누수'를 복구하라: 우리가 이전 글들에서 다룬, 장벽을 복구하기 위한 모든 전략(L-글루타민, 프로바이오틱스, 사골 국물 등)이 하시모토 치료의 핵심 기반이 된다.

③ 갑상선에 필요한 '원료'를 공급하라: 갑상선 호르몬을 만드는 데에는 특정 영양소들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셀레늄(Selenium)'**은 갑상선 자가항체를 줄여주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미네랄이다. (브라질너트에 풍부). 그 외에도 '요오드', '아연', '철분', '비타민 D' 등이 부족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④ '스트레스'와의 전쟁에서 승리하라: 만성 스트레스는 '부신 피로'를 유발하고, 이는 갑상선 기능을 저하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충분한 수면, 명상, 가벼운 운동은 그 어떤 약보다 중요한 치료제가 될 수 있다.

만성 피로와 우울감. 그것은 당신의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당신의 몸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조용한 전쟁'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제 그 전쟁의 진짜 원인을 직시하고, 당신의 갑상선을 공격하는 면역계의 총구를 돌릴 시간이다.

#하시모토갑상선염 #갑상선기능저하증 #만성피로 #자가면역질환 #면역질환 #장누수 #글루텐프리 #기능의학 #갑상선영양제 #셀레늄 #근본치료 #건강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