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질환 -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 당신의 약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알레르기 비염, 아토피, 류마티스 관절염... "면역계에 문제가 생겼다"는 설명은 똑같은데, 왜 병원에서 처방해주는 약은 전혀 다를까? 어떤 사람은 가벼운 항히스타민제만 먹는 반면, 어떤 사람은 듣기만 해도 무서운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를 평생 복용해야 한다. 이 약들은 과연 내 몸속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정말 내 병의 뿌리를 치료하고 있는 것일까? 현대 의학이 자가면역질환이라는 거대한 전쟁터에서 사용하는 주요 '화학 무기'들의 종류와 그 명확한 한계를 이해하는 것은, 내가 지금 받고 있는 치료의 본질을 꿰뚫어 보고, 근본적인 치유를 향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첫걸음이다.
전쟁의 양상: '경보기 오작동'인가, '전면전'인가
모든 자가면역질환의 뿌리는 '면역계의 오작동'이지만, 그로 인해 벌어지는 전쟁의 양상은 크게 다르다. 치료제는 바로 이 '전쟁의 양상'에 맞춰 투입된다.
- '경보기 오작동' 수준의 전쟁 (알레르기 질환): 면역계가 특정 물질(꽃가루 등)에 과민 반응하여, '히스타민'이라는 비상 경보기를 과도하게 울리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 '전면전' 수준의 전쟁 (류마티스, 크론병 등): 단순히 경보기가 울리는 수준을 넘어, TNF-α, 인터루킨과 같은 강력한 '사이토카인 폭탄'을 마구 터뜨리며, 우리 몸의 특정 조직(관절, 장 등)을 직접 파괴하는 전면전이 벌어진다.
- '보급로 차단' 수준의 전쟁 (하시모토 갑상선염 등): 시끄러운 전투보다는, 면역계가 갑상선과 같은 특정 '공장'을 조용히 파괴하여, 필수적인 '생산품(호르몬)'의 보급이 끊기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처방약의 정체: 당신의 약은 어떤 무기인가?
| 처방약 | 주요 대상 질환 | 작동 원리 (무기의 역할) | 명확한 한계 (치료제가 아닌 이유) |
| 항히스타민제 | 알레르기 비염, 아토피, 두드러기 | 시끄러운 '경보기(히스타민)'의 스피커 구멍을 일시적으로 틀어막아, 콧물, 가려움증 등의 소음(증상)을 잠시 멈추게 한다. | 경보기를 울리게 만드는 '과민한 면역 시스템' 자체는 전혀 고치지 못한다. 약효가 떨어지면 증상은 즉시 재발한다. |
| 스테로이드 (강력 소염제) | 류마티스, 크론병, 심한 아토피 등 급성 염증 완화 | 종류를 가리지 않고 모든 폭탄(염증 물질)의 생성을 강력하게 억제하는, 효과 빠른 '만능 소방수' 역할을 한다. | 불을 끄는 능력은 탁월하지만, '왜 불이 났는지'에 대한 원인은 해결하지 못한다. 장기 사용 시 수많은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한다. |
| 면역억제제 (MTX 등) | 류마티스, 크론병, 루푸스 등 | 폭탄을 만드는 '군수공장(면역세포)' 자체의 분열과 증식을 억제하여, 아군과 적군을 가리지 않고 군대 전체를 무력화시킨다. | 우리 몸을 지키는 정상적인 면역 기능까지 함께 억제하므로, 감염병에 매우 취약해지는 심각한 부작용이 있다. |
| 생물학적 제제 (휴미라 등) | 중증 류마티스, 크론병 등 | 수많은 폭탄 중, 'TNF-α'와 같은 가장 파괴적인 '미사일' 하나만 골라서 요격하는 최첨단 정밀 유도 무기. | 효과는 뛰어나지만, 매우 고가이며, 다른 종류의 염증 폭탄은 막지 못하고, 여전히 면역계의 근본적인 오작동은 해결하지 못한다. |
| 호르몬제 (신지로이드 등) | 하시모토 갑상선염 (기능 저하) | 파괴된 공장(갑상선)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부족해진 '생산품(호르몬)'을 외부에서 직접 공급해주는 '보급 작전'을 편다. | 호르몬 부족으로 인한 증상은 완화되지만, 면역계가 갑상선을 계속 파괴하는 근본적인 공격은 멈추지 않는다. |
결론적으로, 당신이 병원에서 처방받는 대부분의 약은, '내 몸의 전쟁'을 근본적으로 끝내는 '평화 협정'이 아니다. 그것은 시끄러운 총성을 잠시 멈추게 하거나, 아군의 화력을 약화시켜 소강상태를 만드는 **'임시 휴전'**에 불과하다. 진정한 '종전(終戰)'을 원한다면, 우리는 약에만 의존하는 것을 넘어, "왜 우리 몸의 군대는 반란을 일으켰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고, '장 누수'와 '만성 염증'이라는 전쟁의 진짜 뿌리를 제거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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