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당정치'의 시작 | 조선을 망하게 한 '당파싸움'은 오해다
역사
작성자
biolove2
작성일
2025-09-12 15:36
조회
127
"조선은 당파싸움 때문에 망했다." 우리가 조선의 역사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가장 흔하고 뿌리 깊은 편견이다. 사림(士林)들이 동인과 서인, 남인과 북인으로 나뉘어, 국정은 내팽개친 채 오직 자신들의 밥그릇을 위해 지긋지긋한 싸움만 벌였다는 이미지. 하지만 이것은 조선 붕당정치의 '결과'만 보고 '시작'을 오해한 것이다. 놀랍게도, 붕당정치의 시작은 '사리사욕'이 아닌,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나라를 만들 것인가?" 라는 숭고한 '정책 대결'에서 비롯되었다. 왕의 독단을 막고,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정당(政黨)'들이 공론(公論)을 통해 국정을 운영하려 했던 조선의 붕당정치는, 당시 세계사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매우 선진적이고 이상적인 정치 시스템이었다.
발단 (이조전랑 직위 다툼):
분열의 직접적인 계기는, '이조전랑(吏曹銓郞)'이라는 비교적 낮은 관직을 누가 차지하느냐는 문제였다. 이조전랑은 비록 품계는 낮았지만, **자신의 후임자를 추천할 수 있는 권한(자대권)**과, 삼사(사헌부, 사간원, 홍문관)의 관리를 선발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모든 사림이 탐내는 핵심 요직이었다.
두 세력의 대립:
① 신진 사림 (김효원 중심): 척신 정치의 잔재를 완전히 뿌리 뽑고, 더 급진적인 개혁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주로 젊고 패기 있는 신진 학자들이었다.
② 기성 사림 (심의겸 중심): 이미 정계에 진출해 있던 원로 학자들로, 점진적이고 안정적인 개혁을 선호했다.
분열 (1575년): 이조전랑 자리를 두고 김효원과 심의겸의 동생 심충겸이 대립한 사건을 계기로, 사림은 김효원을 지지하는 '동인(東人)'(김효원의 집이 동쪽에 있었음)과, 심의겸을 지지하는 '서인(西人)'(심의겸의 집이 서쪽에 있었음)으로 완전히 나뉘게 된다.
문제는, 이 건강했던 '정책 경쟁'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변질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학문적 차이가 '가문의 대립'으로, 정책 대결이 '인신공격'으로 변질되면서, 붕당정치는 점차 우리가 아는 '당파싸움'의 모습으로 퇴색해갔다. 하지만 그 시작만큼은, '왕'이 아닌 '시스템'과 '공론'으로 나라를 다스리려 했던, 조선 사림들의 위대한 정치적 이상이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붕당정치 #동인서인 #당파싸움 #사림 #선조 #이조전랑 #공론 #조선사 #정치사 #역사 #한국사 #조선의시스템 #정책대결
사림(士林), 마침내 권력을 잡다
- 배경: 4차례의 끔찍한 사화(士禍) 속에서도, 사림은 지방의 서원(書院)과 향약(鄕約)을 기반으로 끈질기게 세력을 키워나갔다.
- 선조(宣祖)의 즉위: 명종의 뒤를 이어, 조선 최초로 방계 혈통(후궁의 손자)으로 왕위에 오른 선조는, 자신의 취약한 정통성을 보완하고 훈구·척신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새롭고 명분 있는 정치 세력인 사림을 대거 등용하기 시작했다.
- 결과: 마침내, 100년간의 투쟁 끝에 사림은 훈구 세력을 완전히 몰아내고 조선 정치의 '주인'이 되었다.
'친구'가 '적'으로: 붕당의 시작, 동인과 서인
하지만 '훈구 척결'이라는 공동의 목표가 사라지자, 승리를 거둔 사림 세력은 내부의 '의견 차이'로 인해 두 개의 세력으로 분열하기 시작했다.발단 (이조전랑 직위 다툼):
분열의 직접적인 계기는, '이조전랑(吏曹銓郞)'이라는 비교적 낮은 관직을 누가 차지하느냐는 문제였다. 이조전랑은 비록 품계는 낮았지만, **자신의 후임자를 추천할 수 있는 권한(자대권)**과, 삼사(사헌부, 사간원, 홍문관)의 관리를 선발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모든 사림이 탐내는 핵심 요직이었다.
두 세력의 대립:
① 신진 사림 (김효원 중심): 척신 정치의 잔재를 완전히 뿌리 뽑고, 더 급진적인 개혁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주로 젊고 패기 있는 신진 학자들이었다.
② 기성 사림 (심의겸 중심): 이미 정계에 진출해 있던 원로 학자들로, 점진적이고 안정적인 개혁을 선호했다.
분열 (1575년): 이조전랑 자리를 두고 김효원과 심의겸의 동생 심충겸이 대립한 사건을 계기로, 사림은 김효원을 지지하는 '동인(東人)'(김효원의 집이 동쪽에 있었음)과, 심의겸을 지지하는 '서인(西人)'(심의겸의 집이 서쪽에 있었음)으로 완전히 나뉘게 된다.
'당파싸움'이 아닌 '정책 대결'
초기의 붕당정치는 결코 비난받을 만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현대의 '정당 정치'와 매우 유사한, 건강한 정치 시스템이었다.- 공론(公論)의 형성: 동인과 서인은 특정 정책(예: 세금 제도, 외교 정책)을 두고, 자신들의 학문적 신념과 논리를 바탕으로 치열하게 토론하고 비판했다. 이 과정을 통해 한쪽의 독주가 아닌, 더 합리적인 '공론'이 형성될 수 있었다.
- 상호 견제와 균형: 상대 붕당의 비리나 잘못을 감시하고 비판함으로써, 권력의 부패를 막고 건강한 긴장 관계를 유지했다.
- 인정사정없는 싸움? No!: 초기 붕당은 상대방을 죽이거나 완전히 몰아내는 '사화'와는 달랐다. 정치적 논쟁에서 패배한 쪽은 잠시 관직에서 물러나 있다가, 정세가 바뀌면 다시 복귀하는 비교적 신사적인 방식으로 운영되었다.
문제는, 이 건강했던 '정책 경쟁'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변질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학문적 차이가 '가문의 대립'으로, 정책 대결이 '인신공격'으로 변질되면서, 붕당정치는 점차 우리가 아는 '당파싸움'의 모습으로 퇴색해갔다. 하지만 그 시작만큼은, '왕'이 아닌 '시스템'과 '공론'으로 나라를 다스리려 했던, 조선 사림들의 위대한 정치적 이상이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붕당정치 #동인서인 #당파싸움 #사림 #선조 #이조전랑 #공론 #조선사 #정치사 #역사 #한국사 #조선의시스템 #정책대결
전체 0
전체 140
| 번호 | 제목 | 작성자 | 작성일 | 추천 | 조회 |
| 공지사항 |
2025년 한-미 관세 협상의 현황, 다변화 전략, 주요 한국 기업의 리스크 관리 및 향후 전망 보고서
biolove2
|
2025.10.04
|
추천 0
|
조회 358
|
biolove2 | 2025.10.04 | 0 | 358 |
| 공지사항 |
멸망의 전조들 | 조선 말, 고려 말의 비극이 오늘의 중국을 비춘다
biolove2
|
2025.09.12
|
추천 0
|
조회 192
|
biolove2 | 2025.09.12 | 0 | 192 |
| 138 |
중국 동북공정 대응 전략: 우리의 새로운 무기들
biolove2
|
2025.12.17
|
추천 0
|
조회 129
|
biolove2 | 2025.12.17 | 0 | 129 |
| 137 |
AI 기반 동북공정 대응 전략 (The AI Counter-Offensive)
biolove2
|
2025.12.17
|
추천 0
|
조회 108
|
biolove2 | 2025.12.17 | 0 | 108 |
| 136 |
역사 전쟁, 이제 '생존 전략'으로 대응하자..강단 사학 vs. 재야 사학
biolove2
|
2025.12.17
|
추천 0
|
조회 125
|
biolove2 | 2025.12.17 | 0 | 125 |
| 135 |
환단고기 논쟁 6부작 특별 보고서 - 잃어버린 고대사를 찾아서
biolove2
|
2025.12.16
|
추천 0
|
조회 176
|
biolove2 | 2025.12.16 | 0 | 176 |
| 134 |
동대문역사박물관은 오세훈 시장이 정치적 의도 및 전시행정 논란으로 태어났다.
biolove2
|
2025.11.19
|
추천 0
|
조회 158
|
biolove2 | 2025.11.19 | 0 | 158 |
| 133 |
현재 각 정당의 당원수의 통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biolove2
|
2025.09.19
|
추천 0
|
조회 337
|
biolove2 | 2025.09.19 | 0 | 337 |
| 132 |
'이재명 정부'의 대한민국 대개혁 | 국정과제와 핵심 추진 정책
biolove2
|
2025.09.14
|
추천 0
|
조회 188
|
biolove2 | 2025.09.14 | 0 | 188 |
| 131 |
이재명, 촛불의 명령으로 대통령이 되다 | 비상계엄과 파면, 그리고 조기 대선
biolove2
|
2025.09.14
|
추천 0
|
조회 202
|
biolove2 | 2025.09.14 | 0 | 202 |
| 130 |
검찰 공화국의 몰락 | '윤석열 특검', 괴물이 된 검사의 최후
biolove2
|
2025.09.14
|
추천 0
|
조회 174
|
biolove2 | 2025.09.14 | 0 | 174 |
| 129 |
역사의 거울 앞에 선 당신, 무엇을 보는가?
biolove2
|
2025.09.14
|
추천 0
|
조회 135
|
biolove2 | 2025.09.14 | 0 | 135 |
| 128 |
'유신의 공주' 박근혜 | '최순실 국정농단'과 촛불 혁명의 서막
biolove2
|
2025.09.14
|
추천 0
|
조회 124
|
biolove2 | 2025.09.14 | 0 | 124 |
| 127 |
'CEO 대통령' 이명박의 5년 | '삽질'로 판 땅, '국격'을 잃다
biolove2
|
2025.09.14
|
추천 0
|
조회 135
|
biolove2 | 2025.09.14 | 0 | 135 |
| 126 |
'정치인 노무현'의 실패 | '좋은 사람'은 왜 '강한 대통령'이 되지 못했나
biolove2
|
2025.09.14
|
추천 0
|
조회 122
|
biolove2 | 2025.09.14 | 0 | 122 |
| 125 |
'바보 노무현',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꿈꾸다 | 위대한 도전과 비극적 좌절
biolove2
|
2025.09.14
|
추천 0
|
조회 119
|
biolove2 | 2025.09.14 | 0 | 119 |
| 124 |
180석의 배신 | 문재인 정부는 왜 검찰 개혁에 실패했나
biolove2
|
2025.09.13
|
추천 0
|
조회 169
|
biolove2 | 2025.09.13 | 0 | 169 |
| 123 |
IMF 이후 20여 년간 '불공정'과 '차별' -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이 무너진 사회.
biolove2
|
2025.09.13
|
추천 0
|
조회 133
|
biolove2 | 2025.09.13 | 0 | 133 |
| 122 |
IMF의 논리: '노동 유연성'이라는 이름의 칼
biolove2
|
2025.09.13
|
추천 0
|
조회 147
|
biolove2 | 2025.09.13 | 0 | 147 |
| 121 |
IMF 극복, '금모으기' 신화와 '양극화'라는 상처
biolove2
|
2025.09.13
|
추천 0
|
조회 136
|
biolove2 | 2025.09.13 | 0 | 136 |
| 120 |
김대중의 당선 | '준비된 대통령', 벼랑 끝에서 나라를 맡다
biolove2
|
2025.09.13
|
추천 0
|
조회 135
|
biolove2 | 2025.09.13 | 0 | 135 |
| 119 |
IMF 외환위기, 우리는 왜 망했나? | '기획된 위기'와 '준비 안 된 개방'의 비극
biolove2
|
2025.09.13
|
추천 0
|
조회 145
|
biolove2 | 2025.09.13 | 0 | 145 |